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 Yoda

사회 초년생부터 오랜 경력을 가진 사람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보다보면 실행이라는 것도 배워가는 단계가 있는 듯 하다.

1단계 - 회피: 처음에는 쭈뼛쭈뼛 눈치를 보면서 귀찮아 하거나 어려워 하다가, 급기야 미루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왜 못했는지 핑계를 대는 단계. 조금 할만하거나 익숙한거는 하지만, 낯설거나 어려운건 어찌할바를 몰라 허둥데거나 급기야는 기한을 초과하게 된다. 영업 콜로 치면, 목록 상에서 어려워 보이는 상대는 전화를 어찌해야할지 잘 몰라서 미루고, 조금 편해보이는 잠재 고객 들에게 전화 몇 통을 돌리고 열심히 했다고 생색내는 정도. 코칭과 어느 정도의 압박과 명령, 격려 등이 골고루 필요하다.

2단계 - 노력: 일단 어느 정도 정량화된 1차적 목표에 맞추기 시작한다. 노력과 과정의 관점에서 완수에 초점을 맞추고 성취감을 느끼는 단계. 영업 콜로 치면 전화하려고 작성한 대상자에게 전화를 모두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그 중에 건질 수 있는 건 건져보자는 수준이다. 이제는 귀찮거나 어려워보여서 미루는 건 결국 본인에게 해가되고 평가나 평판에도 좋지 않고, 해야할일은 해야한다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아직 일정이 늦기도 하고 결과까지는 잘 이어지지 않지만 과정만큼은 충실해지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세분화된 코칭이 필요한 시점이다. 

3단계 - 성과: 이제는 노력이나 과정은 넘어서서 결과/성과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영업 콜이라면 이제는 전화 해야할 거는 당연히 하고, 계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추가 콜도 하는 단계이다. 주어진 일정내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아무리 과정을 열심히 했어도 결국에는 실패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프로페셔널의 입문 단계이다. 일단 여기까지만 와도 자기 몫은 하는 사람이라고 할만하다.

4단계 - 성장: 이제 일정내의 목표 달성은 순조롭고, 스스로 혹은 상사와 함께 Stretch Goal을 설정하는 단계이다. 자신이 익숙한 범위보다 120% 상향된 목표에 도달하고자 세팅하며, 이 과정에서 온갓 새롭고 창의적인 수단을 고민하게 된다. 여기서부터는 "인적 자원"이 아니라 "인재"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이제는 세세한 코칭보다도 큰 목표 하에 자유도를 주어 자기주도적 성장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셀프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프로페셔널이라고 할만하다.

결론은 "쫑낼 줄 안다"라는  신용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댓글을 달아주세요

얼마전 저녁 모임에서 들었던 이야기. 일을 잘하려면 세가지를 잘 판단하면 된다: 일의 선후, 완급, 경중.

사업을 하다보면 어디가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금방 혼나게 된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열심히 한다는 것. 하지만 그 중에서 "잘"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소리다.

"잘" 한다는 걸 쪼개보면 여러가지 내용이 담겨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일 것이다. 그리고 그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은 일에 대하여 선후, 완급, 경중을 잘 헤아린 후에 내릴 수 있을 게다.

일이 생겨나는 속도가 처리되는 속도보다 빠른 세상에서는 어차피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내 앞에는 목표와 마일스톤, 그리고 todo 리스트가 있다. 이제 이걸 가지고 "잘" 해야한다.


댓글을 달아주세요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종종 하는 오해 중 하나가 내가 모범생이었을 것이라는 점인데, 사업 시작하고 나서는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옳은 말만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게 아닌가 싶다.

아마도 어릴적 지인들은 잘 알겠지만, 딱히 규범을 잘 따르는 학생은 아니었다. 사실 말썽꾸러기에 가까워서, 오히려 내가 따르고 싶은 규칙과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하여 약간은 극심한 자기 중심적 잣대가 있었는데,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것들은 두말없이 따랐지만,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는 규칙들은 앞장서서 반대하거나 제멋대로 휘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듯 싶다.

스포츠머리에 대한 단속이 심했던 고등학교 때는 나름 온갓 방법을 동원하여 학교의 3대 장발 중 하나로 군림(?)하였고 (지금 돌이켜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지만 엄격한 고등학교에서 앞머리가 턱 아래로 내려올 정도였다. 물론 졸업하자마자 머리를 깔끔하게 잘라서 당시 선생님들을 경악케했다), 그나마 공부하겠다고 몇 군데 등록해본 학원 같은 데서도 정문으로 들어가서 후문으로 나오고 오락실을 가거나 만화방에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였으며, 심지어 어떤 방학 특강은 등록해놓고 첫날 이후로는 문에도 안들어가고 항상 놀러다녔던 기억이 난다. (이제와서 반성컨데 재무적으로나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들이었음은 분명하다) 수업시간에는 하도 잠을 많이 잔다고해서 붙여진 별명이 "잠신"이었고, 잠자다가 따귀 맞아서 뒤에 가서 서서 더 자다가 혼나서 복도로 쫓겨나서는 아예 바닥에서 누워서 자다가 발길질을 당하기도 했다. (물론 당시에 밤새 게임을 하고 학교에 갔으니 맨정신으로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다.)

대학에 와서도 딱히 달라지진 않았다.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낸 결과물이 교수님의 평가와 다를 때는 온갓 수단과 방법을 다써서 기어코 재평가를 받아냈고, 전기공학부에서 컴퓨터공학부로 전과를 했던 과정도 당시에 학교 규정이 비합리적이었던 점(이라고 쓰고 부실한 점이라고 읽어야 할 듯 싶다)을 집요하게 파내어 그것을 근거로 승인을 받아냈다.

Square peg in a round hole 이라고 하던가.

일단 해야한다고 믿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본적도 없는 어딘가에 "정해진 규율"이 있다고 해서 그 상황에서 납득을 했던 적은 없던 것 같다. 자명하게 옳은 일이면 따르는게 맞겠지만, 그냥 어딘가에 누군가가 오래전에 써놓고 그걸 계속 지켜왔다는 건 내 입장에서는 무의미한 관성처럼 느껴졌다. 

일단 들어보고 합리적인 WHY에 대한 이유가 있으면 즉시 수긍하지만, 뭔가 당사자가 귀찮아서 그러는 것으로 느껴지거나, 본인도 왜그래야하는지는 모르면서도 "그냥 그래왔으니까.." 라고 말하는 순간 내 머리속에는 신호가 들어온다. "이건 나에게 주어진 문제이구나! 그럼 해결해보자!" 같은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사회 생활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슈가 계속 생겨났다. 사회 초년 당시의 회사 입사 과정이라던가, 연봉협상에서의 해프닝, 홈페이지 아르바이트, 개인사업자 시절 등 대부분의 경우에서 참 이래저래 예외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많이도 토론(말싸움?)하였던 것 같다. 나에겐 모든게 문제로 느껴졌고 (부정적 의미로서의 문제라기보다 호기심이 가는 문제풀이의 의미) 그래서 나에겐 이러한 일들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느껴졌다.

지나고보니 관련된 당사자들에게는 매우 피곤한 일이었을 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이렇게 살고자 하고 있다. 문제는 해결해야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시대가 바뀌면 함께 바뀌어야 하는 법이다. 그게 이 세상에 생겨나고 사라지는 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존재의 이유가 아닐까 싶어서이기도 하다.

댓글을 달아주세요

오래전 이야기다. 학창 시절 동아리에서 무언가 기념품으로 만들어서 졸업한 선배들에게 드린 (이라고 쓰고 팔았다라고 읽는다) 적이 있는데, 그때 모 선배가 "제대로 한거야? 뭘 하던 할거면 제대로 해야한다"라고 했던 말이 뇌리에 각인이 되었다. 사실 참 당연한 말인데도, 당시에 그 말이 기억에 남은 건 내 안의 어떤 "감정"과 공명을 했기 때문이리라.

시간이 흘러 일을 하면서 매순간 아주 작게, 아주 찰나의 순간에 약간씩 타협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건 꼭 의식적인 행위 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단지 약간 "귀찮기 때문에" 정말이지 의미없을 정도의 차이로만 좀 대충하게 되는 그런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나 뿐만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서 순간 순간 약간씩 발생하여 결과에 누적이 된다.

그렇게 하여서 탄생하게 되는 제품이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대부분의 그저그런 제품들이다. 어떻게 보면 적당히 원가를 들여 적당히 만든 것들이다. 알고보면 뛰어난 사람들이 적절한 예산과 적절한 기간에 만든 것들일 게다. 그런데 고객의 입장이 되는 순간 굉장히 단편적으로 판단하게되고 즉각적이며 비판적인 도마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건 걍 그렇다" 정도의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는 사실 커다란 의사 결정 못지 않게 무서운 게 이러한 작은 의사결정과 자그마한 타협들의 누적이다. 이는 마치 이자율 5%와 10%의 차이처럼, 1만원일때는 500원이던 1천원이던 할 지 몰라도, 이게 오랜 기간 복리에 의하여 누적되면 엄청난 차이로 불어나는 것처럼, 이러한 의사 결정과 행동이 누적된 결과는 매우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애플의 제품(product)에 감탄을 하는 것은 어쩌면 커다란 기획보다도 그러한 디테일에서 얼마나 덜 타협하고 더 "제대로" 만들었는가를 고객으로서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것은 일종의 집착 - 퀄리티에 대한 집요함(tenacity)에서 온다. 그리고 이건 조직내에서 조금 더 집요한 사람들이 남들이라면 대부분이 그만두는 선에서 멈추지 않고, 아주 약간 더 신경써서 만들고, 조직내의 누군가는 조금 까칠해보일지라도 결과물에 대하여 타협을 안하려고 논쟁을 해온, 어려운 순간들의 누적이 빚어낸 결과이다. 약간 더 노력하고, 약간 더 끈질기게 물고늘어진 결과가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되면서 제품에서 하나의 일관성있는 경험으로 느껴지게 되고, 이것이 고객의 기업에 대한 이미지이자, 기업 내부의 문화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일을 하는 이상 대부분 느끼는 고통과 귀찮음, 그리고 적당한 선에서 끝내고 싶은 마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러한 집요함의 문화와 평균 수준이 결국 그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그리고 성공이라는 건, 어떠한 거창한 행운보다도 이러한 자그마한 집요함의 누적을 통하여 조금 더 확실하게 다가온다.

댓글을 달아주세요

해보긴 해봤어?

Entrepreneur - 2011. 3. 11. 07:14

배기홍님의 블로그를 읽다가 좋은 부분이 있어서 인용을 해보았다:

“중요한 것은 비평가들이 아니다. 공功은 실제 경기장에서 먼지와 땀 그리고 피에 뒤범벅되어 용맹스럽게 싸우는 자의 몫이다. 그는 실수하고 반복적으로 실패한다. 또 가치 있는 이유를 위해 열정과 헌신으로 자신을 불태운다. 무엇보다 그는 마지막에 주어지는 위대한 승리와 패배를 알기에, 그것들을 전혀 모르는 차갑고 겁 많은 영혼들과 결코 함께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시민의식’ 연설 중. 1910년 4월 23일 파리 소르본 대학. 테오도어 루스벨트, 미 대통령-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다고 하는데 바로 “해보긴 해봤어?”라고 한다. 그가 살아 생전에 직원들한테 힘든일을 시키면 항상 돌아오는 답변은 “회장님, (이러코 저러코 해서) 그건 안될겁니다. 이미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시도해봤는데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였다. 그러면 그는 바로 “그래서 니가 해보긴 해봤어? 니가 해보고 그런 말을 하는거야 아니면 남이 그랬다는거야?”라고 바로 받아치면서 해보지도 않고 으레 겁먹고 포기하는 직원들을 꾸질렀다고 한다.
해보긴 해봤어?

원문: http://www.baenefit.com/2011/03/blog-post.html

엇그제 N모사의 참 좋아하는 실장님과 잠시 맥주를 한잔하며 들은 말이 귓가에 아른거린다. CEO라는게 "Chief EXECUTIVE Officer"이지 CDO "Chief DECISION Officer"가 아니다라는 말. 소위 사장이라는 업은 결국 의사 결정에서 끝나면 되는게 아니라 그 결정된 사항이 끝까지 잘 이행되는가를 책임지고 추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직 잘은 모르지만, 사업이라는 길에 올라보니, 남의 덕을 보고 요행을 바라는 일이 아니라면 결국 집요하게 실행하는 사람들이 뜻을 이루어낸다는 다소 상투적이나 그 깊이는 알 수 없는 발견을 하게 되는 듯 하다. 너무 많은 시간이 실제로 하는 것 보다도 그 전에 있는 불안감과 회의를 떨쳐내는데 사용된다. 사람이 감정의 동물인만큼 마이너스 감정을 없애고 플러스 감정으로 행동을 해야하기 때문이렸다. 여기에 긍정의 사고를 하면 조금 편해지는게, 마이너스 감정의 골이 깊지 않도록 훈련이 되어있는 덕분에 남들보다 행동으로 옮기기에 좀더 빠르기 때문일 게다.

이성(rationality)과 감정(emotion)이 자전거의 패달처럼 서로를 끊임없이 북돋고 강화하며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힘으로 만드는게 추진력이자 실행력이다.

그래서 해보았냐고? ...

하고 있소이다. 조금만 기다려 주이소.

댓글을 달아주세요

분류 전체보기 (822)
Entrepreneur (140)
Technology (265)
Design (93)
Science (22)
Thoughts (63)
소소한 하루 (184)
About (6)
me2day (40)
Paprika Lab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