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부끄럽지만, 훗날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나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블로그에 기록해본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매년 세우는 목표를 가장 적게 달성한 해가 되었다. 목표치가 컸던 탓도 있겠지만, 관리면에서 가장 부족했던 한 해이기도 하다. 결국 집중해서 관리하지 못한 것들은 미달되는 경우가 많게 마련이고, 그게 연말에 고스란히 성적표로 받게 된다. 노력하지 않고 실행하지 않는 것이 기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다. 하물며 로또일지라도 구입은 해야하고, 번호는 뽑아야 하며, 번호를 맞추어는 봐야하지 않는가. 준비-실행-마무리는 필요한거다.

2012년에는 목표를 훨씬 단순하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 목표에 온전히 집중을 할 생각이다.

2011년 4월말에 출시한 히어로시티가 최대 월간 150만명 유저를 달성하고, 누적가입자 300만이 넘었다곤 하나, 아직 부족한 점이 무척 많다. 싸이월드와 러시아 플랫폼 2군데 출시는 시장의 차이에 대하여 배움을 주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매력적인 성과로 이어지진 못한 듯 하다. 신규 프로젝트 토이앤좀비에 대한 고민이 크다. 나름의 고유함을 하나의 완성된 경험으로 뽑아낸다는 건 창조의 난이도가 크게 마련이다.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의 굵직한 변화를 기대해보자. 신작 게임 출시 4개 목표는 결국 2개로 아쉽게 마감을 해야 했다. 꿩대신 닭이라고 하던가, 히어로시티 하나로 플랫폼은 4곳에 진출하였다.

그런의미에서 연말에 병역특례가 지정된 것은 큰 호재다. 조직이 아직 작다보니 뛰어난 인재 한 명 한 명에 무척 갈증이 심한 편인데, 그런 면에서 중소기업들이 꿈꾸던 그러한 인재들 (다만 대부분이 잠재력만 무궁무진한 신입이다)의 이력서가 줄줄이 들어온다는 것은 꽤나 좋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파프리카랩은 이렇다할 성공이라는 단어와는 무척이나 먼 곳에 있다. 만약 내심 생각하는 성공의 목표에 도달하면 페이스북이나 이곳에 제일 먼저 고할테니 성공 기준이 뭔지는 묻지 말아주길.

잊지 말아야할 것은 성공이 없는 위대한 조직은 없다는 점이다. 사람들 분위기와 조직 문화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성과를 내야만 경영을 했다고 할만하고, 조직은 존재의 의의를 증명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파프리카랩은 아쉬운 2011년을 보냈다. 팀빌딩의 해였다고 생각해야할까. 분명 더 잘할 수 있었다.

티켓몬스터를 옆에서 보면서, 스피드 경영, 성과 경영이란 이런 것일까 생각했다. 분명 그 조직을 이탈해온 불만을 가진,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남아서 성과를 거두어낸 사람들이 그러면 나쁜 사람들일까? 의견이야 다양하겠지만, 일단은 경영자로서, 가치를 만들어 내고 고용창출을 한 조직으로서는 훌륭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게다.

요즘 돌고 있는 넥슨 김정주 사장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다시한번 느꼈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그것의 선택을 받는 것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 시대의 흐름을 잡는 조직의 DNA. 그러면서도 또 놓치게 만들 수도 있는 조직의 DNA. 지금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바다 건너 GREE나 DeNA의 경우도 마찬가지일게다. 그들에게도 시대가 바뀌면 위기가 올 것이다. Groupon이나 Zynga에게는 생각보다 빨리 그러한 위기가 당면한 듯 하다. 파프리카랩이라는 조직의 DNA는 어떻게 구성되어있는가?

나는 조직을 책임지는 경영자로서 주변 사람들의 비판을 두려워한 나머지 모든 결단을 느리게 한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부쩍 자주한 한 해였다. 모든 사람을 만족 시킨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알면서도 내심은 조직원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하다가 정작 중요한 사람들의 마음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우려도 든다. 어느덧 서른명을 바라보는 조직이 되었는데, 아직은 경영의 본질이 아닌 것에 많은 욕심들이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스티브잡스가 애플 초창기에 경영자로서 과연 얼마나 뛰어난 관리 역량을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거기에서 많은 좋은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성과를 낸 것이다. 그리고 경영이란 성과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은 사람들의 결합이고 성과는 팀웍의 결과이다. 조직의 DNA와 안 맞는 사람은 빨리 내보내고, 잘 맞는 사람을 적극 등용한다는 자명한 이치를 현실에서 실행한다는 건 어렵다. 맥킨지의 수십년의 전략컨설팅의 결론 중 이런말이 있다고 한다. "Change management(변화 경영)"의 핵심은 "Change the management(경영진을 바꾸는 것)"이다는 것이다. 결국 성공과 행복은 태도. 습관. 실력으로 결정된다. 우리 스스로 변하지 못하면 제구실을 못하는 사람이다는 소리 들을 각오 해야한다.

2012년에는 더 단호하게, 더 명쾌하게, 더 크게, 더 빠르게, 더 집중해서 나가보자. 올해의 키워드는 "경영"으로 하자. 기업가정신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 좀더 곱씹어보자.

여담이지만 올해 어느 순간부터인가 미래를 그리고, 큰 그림을 보는 일을 게을리 한 듯 하다. 스티브잡스의 전기에서 노트북의 mock-up을 맥팀 앞에서 꺼내는 장면에서 뒷통수를 때려맞은 듯 했다. '아, 내가 이걸 잊고 있었구나' 싶었다. 명확한 비전.  비전에 수반되는 목표를 달 성해가면서 점점 더 멀리 있는 점을 찾아나간다. 선들을 이어간다. 점에 도달하기 전에 선이 생겨나지 않는다. 하나 하나 제대로 경영해가는 것이다.

2012년. 올해 파프리카랩 승부수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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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Jobs 1955-2011

제품 디자이너로서, 기업가로서 끊임 없는 영감을 주었던 스티브 잡스씨,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탄생과 죽음은 생명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고 하셨죠. 세상에 하나 쯤 있었으면 한 인류의 발명이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이제 먼 곳에서 자신이 뿌린 씨앗이 세상에 어떤 새로운 발명으로 태어날지, 잘 지켜봐주세요. 마음에 들지 않는 걸 직접 챙기지 못해서 답답하시겠지만요.

Thank you and rest in peace, Steve J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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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인터넷 스타트업 이야기를 듣다보면 '매출은 나중에 따라옵니다'와 같은 훈훈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잘 못 해석해서 '우리는 정성적인 가치에만 집중해요'라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실제로 외국 기업들과 일해보면 굉장히 치밀하게 분석하고 수치를 술술 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걸 메트릭(metrics)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어떤 수치를 보면 될까? 어떤 수치가 의미가 있을까?

[아무 상관없는 무언가 그럴듯한 이미지]

파프리카랩의 소셜게임파티 발표 때 두서없이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번 기회에 조금 더 일반화하여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중요한 메트릭이 뭔지, 어떻게 이해하면 되고, 또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 한번 살펴보자.

회사 입장에서 수익모델(Revenue Model)을 정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수순이 있다.

1) 신규 고객 유치 -> 2) 기존 고객 유지 -> 3) 유료화/수익창출이다. 이건 꽤나 일반적인 프레임웍으로 거의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라면 이 틀에 맞춰놓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이하는 경영학이나 회계학을 배우지 않아서 돈계산이라면 질색이지만 숫자라면 자신있는 공대생을 주타겟으로 써보았다.

1) 신규 고객 유치 (Customer/User Acquisition)

모든 고객 유치에는 노력이 수반된다. 외부에 의존하는 노력 (광고)이 있던 내부에 의존하는 노력 (공유 기능, 친구 초대 기능 등) 등이 있다. 이러한 모든 제반 비용과 부대 효과를 다 합쳐서 CAC(Customer Acquisition Cost)라고 부른다. 

이를 좀더 세분화 해보자면 이렇다.

  • 자연 유입: 뭔가 어딘가 일단 올려 놓아서 생기는 부분. 앱스토어에 올려놓기만 해도 누가 받긴 받는다. 안 받을 수도 있다. good luck!
  • 유료 광고: 배너 광고, 키워드 광고, PPL, 지하철, 버스, TV, 라디오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 상호 홍보: 배너/트래픽/링크 교환, 멤버십 카드 공유 (아시아나 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헬스장과 근처 스무디킹의 홍보물 연계 등
  • 입소문: 기능에 의한 입소문 (친구 초청을 하면 용량을 늘려주는 dropbox), 단순 초대 (페이스북/싸이월드 일촌 초대 기능), 그 외 측정이 힘든 입소문 (모바일앱을 그냥 친구에게 스윽 보여주기)
  • 검색: 광고가 아니라 SEO(검색엔진최적화)가 되었건 자사 블로그가 되었건 검색을 통해 들어옴
  • 그 외 유입(referral): 제3자가 리뷰를 쓰던, 파워블로거에 홍보가 되었건, 카페에 소개 되는 등

여기에 나오는 것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동시다발적으로 하여 규모의 경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그런 효과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이 중에서 측정이 되는 것들(예: 인터넷 키워드 광고, 배너 교환 유입량 등)은 반드시 측정할 필요가 있다. 직접 측정하기 힘든 것들(단순 노출 TV광고 등)도 가능하면 간단하게나마 추정할 수 있으면 좋다.

그렇게 하여 1명의 고객을 데리고 오는데 드는 평균 비용을 구하면 그게 곧 CAC가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꽤나 큰 커피숍을 하나 냈다고 치자. 인터넷 광고를 좀 거하게(예: 2천500만원? '에게' 인가? 이런 통큰당신 같으니라고 후후훗) 했더니 실제 매장 방문에 월 5천명정도 왔다고 하자. 근데 이걸 해보니 리뷰에도 여기저기 올라가고 배너 교환 등도 해서 무료로 방문하는 고객들도 꾸준하게 한 5천명 되어서 도합 월 1만명이 매장에 방문한다고 하자. 그러면 2천500만원을 써서 총 1만명이 들어왔으므로 CAC는 2,500원이 된다.

2) 기존 고객 유지 (Customer/User Retention)

일단 들어온 유저는 모두 충성 고객이 되는가 하면 물론 그렇지 않다. 들어왔다 바로 나가는 사람, 다운받고도 실행도 안하는 사람, 한두번써보고 마는 사람, 한동안안쓰다가 친구들이 자꾸 쓰라고해서 어쩔 수 없이 쓰는 사람 등..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이다.

여기서는 이탈율을 잘 보아야 한다. 하루에 한 2만명 들어오더니, 다음날을 보니 그날 들어온 사람들의 40%만이 되돌아왔다. 또 그 다음날을 보니 30%만 되돌아왔다. 즉, 2만명을 넣어도 3일째에는 6천명만 남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6천명은 좀 꾸준히 간다. 한 1주일 지나서보니 20%이하로 내려가긴 했지만, 그 다음주 (week 2)에는 다시 들어온 고유(unique) 유저의 합이 한 6천명이 남았다. 이제 주 단위로 누적하여 재방문율(retention)을 살펴보면 우리가 얼마나 "끈끈한(sticky)" 제품/서비스를 만들었는 지 알 수 있다. 소셜 게임에서는 이걸 하나의 지표로 승화(?)시켜 Stickiness라는 걸 사용한다. 일일 순 이용자(DAU: Daily Active User)를 월간 순 이용자(MAU: Monthly Active User)로 나누면 된다. 

앞의 사례에서 우리가 잘만들면 이 6천명이 8천명이었을 수도 있고, 더 못만들었으면 2천명만 남을 수도 있다. (단기 retention)

그리고 정말 잘 만들었으면 이 6천명이 평균 6개월을 쓸 수도 있고, 잘못 만들었으면 딱 2주일 쓰고 두번다시 안 쓸 수도 있다. (장기 retention 혹은 제품수명 PLC; product life-cycle)

결국 retention이 그 제품의 경쟁력을 나타낸다. (단, 주의할게 retention이 좋다고 반드시 입소문이 나란 법은 없다. 입소문은 개별적인 전략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기능적으로 초대한다거나, 공유가 무척이나 쉽게 되어있다거나, 남에게 휴대폰으로 스윽 보여줬을 때 부끄럽지 않다거나..) 

이런식으로 자신의 제품 사용량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를 뽑아서 매일/매주/매달 보면 된다. 우리의 커피숍의 경우에는 PLC가 1.5개월이라고 하자. 한번 오면 고객이 한 1.5개월 정도 오다가 다른 매장으로 유행이 옮겨간다는 의미다. 너무 짧다고? 충성고객이야 1년도 오겠지만, 뜨내기나 잠시 회의차 들린 손님은 1번오고 두번다시 안올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퉁쳐보니 1.5개월이 나왔다고 하자. 

3) 수익 창출/유료화 (Monetization)

그러면 매출은 나야 하나요? 이런 나이브(naive)한 질문은 하지 말자. 기업에게 있어서 생존은 필수다. "이익"을 내야할지는 철학적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 우리는 비영리예요 라던가 말이다. 그렇지만 적자가 나면서 생존할 수는 없다. 결국 보다 좋은 일을 많이 하기 위하여 이익은 필요조건인게다.

다만 매출을 내는 시점은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게 바다건너 실리콘 계곡의 기업들이 말하는 "수익은 나중에"다. 앞의 A(acquisition)와 R(retention)은 M(monetization)과 서로 연결되어있다. 섯불리 M이라는 레버를 당기면 R이 떨어지기도 하고 안 좋은 입소문이 나서 A가 비싸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M을 안당기고 기다리다가 R이 높은데도 유지할 수 없어서 서비스를 닫는 사태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타이밍을 판단해야 한다.

유료화 전략은 이전에 억만장자 글에서 간단하게 다룬 바 있는 것 처럼 다양하다. B2C가 아닌 B2B로 가면 훨씬 다양해진다. 하지만 지표를 보기에는 부분유료화(시작은 공짜, 쓰다가 좀 고급기능쓰려면 돈내야함)가 재미있다.

  • ASP(평균구매단가; Average Selling Price): 커피숍을 생각해보면 된다. 커피숍에 평균적으로 한번에 2명이 같이 방문을 하는데 이것저것 주문해서 1만원을 쓰더라. 하면 ASP는 1만원/2명 = 5천원/회가 된다. 그런데 만약 이 사람들이 한 달에 여러번 온다면?
  • ARPPU (유료고객평균매출;  Average Revenue Per Paying User): 이통사에서 흔히 ARPU라고 쓰기도 하는데, 우리의 예에서는 무료고객(와서 앉아서 친구기다리다 가는 무임승차고객)도 있으므로 유료고객을 나누기 위하여 ARPPU를 쓴다. 앞에 설명한 고객들이 월 평균 4회를 방문한다고 치면, 올때마다 1명이 5천원씩 쓰는데, 월 4회를 온다. 그러므로 월간 ARPPU는 5천원 * 4회 = 2만원이 된다.
  • Paying Rate (결제율): 하지만 모든 고객이 돈을 내는건 아니고 와서 무임 승차하는 고객이 한 50% 된다고 하자. 그러면 여기서 "모든 고객"에 대한 ARPU를 구할 수 있다.
  • ARPU (고객평균매출; Average Revenue Per User): ARPU = ARPPU * Paying % = 2만원 * 50% = 1만원이 된다. 즉, 뚜벅이, 뜨내기, 충성 고객, 변태 등을 모두 포함하여 고객당 월 평균 매출은 1만원이다.
  • 마지막 LTV(고객평생가치 혹은 고객생애가치; Life Time Value): 우리의 PLC가 1.5개월이므로 여기에 ARPU를 곱하면 LTV는 1.5개월 * 1만원 = 1만5천원이된다. 이게 우리가게 손님의 고객평생가치다.

어렵게 잘 따라오셨다. 

이제 우리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의 커피숍의 ROI를 살펴보자.

  • Acquisition: 마케팅에 2천500만원을 썼고, 결과적으로 월 1만명이 방문을 했다. (그 뒤로는 완전 신규 고객은 없다고 가정하자)
  • Retention: 우리의 고객당 재방문율을 퉁쳐서 PLC를 보니 1.5개월이라고 했다. 
  • Monetization: LTV가 1만5천원인데 1만명이므로 우리의 1만명에 대한 매출 잠재력은 1억5천만원이다.
  • Profit은 이를 합하고 비용을 제하면 된다.
    • 총매출 1억5천만원
    • 비용 (걍 대충 때려넣었습니다)
      • 마케팅: 2천500만원
      • 임대료: 2천만원 (보증금은 빼자) * 1.5개월 = 3천만원
      • 인건비: 월 2천만원 * 1.5개월 = 3천만원
      • 매출원가(커피 재료라고 생각하자): 3천만원
      • 잡비: 1천만원 * 1.5개월 = 1천5백만원
      • 계: 1억3천만원
    • 세전이익: 2천만원
    • 이익률: 13%

음.. 커피숍이 이런 이익률이면 우울할 듯 하다. 자, 여기서 끝나면 일반 "창업가이드" 책과 별다를 게 없다. 딱 한 걸음만 더 나가보자. 여기서 마케팅을 더 하면 이익이 커질까? (매출이야 당연히 커지겠지만) 아니면 작아질까?

이때 "변동비"와 "고정비"라는 개념만 이해하면 편하다. 변동비는 뭐냐.. 하면 매출이 오르면 같이 오르는 비용이다. 고정비는? 매출이 올라도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다. (사실 엄밀히는 매출이 어어어어엄청나게 오르면 고정비도 올라간다.) 쉽게 생각하면 매출이 늘면 (커피가 많이 팔리거나 손님이 많아지려면) 마케팅비나 매출원가는 올라간다. 인건비는 일단 목표 매출에 맞게 뽑았다고 가정하면 갑자기 정비례하여 오르진 않을거고, 그러다보니 당분간 임대료도 오르진 않을게다. 

자, 마케팅을 5천만원으로 올렸더니 손님이 2배가 왔다고 하자. 그리고 다시 1.5개월이 흘렀다.

  • 총 매출 3억원
  • 비용
    • [변동비] 마케팅: 5천만원
    • [고정비] 총 임대료: 3천만원
    • [고정비] 인건비: 3천만원
    • [변동비] 매출원가: 6천만원
    • [고정비로 가정] 잡비: 1천5백만원
    • 계: 1억 8천 5백만원
  • 세전이익: 1억 1천 5백만원
  • 이익률: 38%

엄청나게 이익이 신장했다!! 이제 나가서 포르셰를 사면 된다.

물론 현실은 이렇지 않다. 매출이 2배 정도 되려면 아무래도 사람도 좀더 필요할거고 여러형태의 손실도 생기고 (의자도 부서지고, 컵도 깨지고, 이런저런 관리비 증가 등) 하다보니 급격히 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기서 보고자 한건 매출을 늘리려면 함께 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어떤게 후발주자로 천천히 따라올라가는지, 혹은 새롭게 발생하는 비용이 뭔지 생각해보는게 중요하다는 거다. 어쩌다보니 메트릭 이야기만 하려 했는데 관리회계의 영역으로 넘어와버렸다. 보너스라고 생각해주세요.

근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맞춰 쓰겠다고 해놓고 왜 커피숍이냐?

자신의 기업에 맞게 적용해보는건 여러분의 숙제로 남겨두려고 ... (사실 쓰다보니 돌이키기 힘들어져서 그냥 넘어가주세요 ㅜㅜ)

한가지 힌트를 주자면 소프트웨어 회사는 회계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재료비는 거의 없다고 하고, LTV - CAC가 양인지 음인지만 파악하면 된다. 위의 경우 (커피숍이긴하지만) LTV 1만5천원이고 CAC가 2,500원이므로 LTV - CAC가 양수여서 어느 정도 규모에 도달하면 흑자를 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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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바일 담당자에게 전화를 건 스티브잡스의 일화

원문: https://plus.google.com/u/0/107117483540235115863/posts/gcSStkKxXTw

아이콘 구급차

2008년 1월 6일. 어느 한가한 일요일 아침에 하필 종교행사에 참석하는 동안에 휴대폰에 진동이 울렸다. 최대한 은밀하게 전화기를 살펴보니 발신처가 "발신자표시제한"이길래 무시하기로 했다.

행사를 마치고나서 가족과 함께 차로 걸어가는 동안 휴대폰의 메시지를 확인해보았더니 스티브잡스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빅, 우리집으로 전화 좀 줄래요? 급하게 논의할 게 있어요."

차에 도착하기도 전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 나는 구글의 모든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책임이 있었고 덕분에 스티브잡스와도 자주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 이 일을 하면서 얻는 특전 중 하나랄까.

"안녕하세요 스티브씨, 빅입니다" 내가 말했다. "아까 전화 못받아서 죄송해요. 종교행사에 참석중이었는데, 발신처가 표시제한으로 떠서 받지 않았지뭐에요"

스티브가 웃으며 말했다. "빅, 발신자가 '신'이라고 써있지 않는 이상 종교행사에서 전화는 절대 받지 마세요"

나는 초조한 웃음을 지었다. 스티브가 주중에 뭔가에 대하여 속상해하며 전화하는 게 일상이었지만, 일요일에 자신의 집으로 전화하라고 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스티브가 입을 열었다. "빅, 매우 급한 문제가 있어요. 즉시 해결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쪽에는 한명을 배정하여 당신을 돕도록 하였으니, 당신이 내일까지 고쳐주면 좋겠어요."

"아이폰에 있는 구글 로고를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 아이콘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Google의 두 번째 O 글자의 노란색 그라데이션이 잘못되어 보여요. 이건 그냥 잘못된거고 Greg보고 내일까지 고치라고 했어요. 괜찮죠?"

물론 나는 괜찮았다. 그날 몇 분후에 스티브에게서 "아이콘 구급차"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 이메일에는 나로 하여금 Greg Christie와 함께 그 아이콘을 고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나는 11살때부터 애플2와 사랑에 빠졌고, 애플 제품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수 많은 나만의 일화들도 있다. 이 제품들은 수십년간 내 인생의 일부를 차지하였고, 심지어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빌게이츠 밑에서 15년간 일하는 동안에도 스티브잡스와 애플이 만든 제품들에 대한 엄청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리더십은 어느 1월의 일요일 아침에 스티브잡스에게서 받았던 전화와 같이, 이러한 열정과 디테일에 대한 관심/집착이 아닐까 싶다. 이건 내가 결코 잊지 않을 교훈이다. CEO는 디테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심지어 노란색의 음영에 대한 것일 지라도. 일요일에도 말이다.

내가 만난 가장 위대한 리더 중 한명인 스티브에게, 나의 기도와 희망을 보내봅니다.

- 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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