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윤석철 교수님의 강의 내용 중에 기업의 생존부등식이라는 내용이 있다:

V > P > C
(Value > Price > Cost)

이 부등식이 유지되어야만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고객이 느끼는 가치(V)가 가격(P)보다 높아야 고객이 구매를 하려 하고, V와 P의 차이를 "소비자 효용"이라고 한다. 그리고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P)이 비용(C)보다 높아야 기업이 이익을 내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이를 "생산자 효용"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자명해 보이지만, 실제로 현실에서는 이것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독점적 기업들은 P를 V보다 높이곤 해서 소비자들에게 "폭리"를 취한다고 비판을 받고 (다들 마음속에 생각나는 기업들이 하나 둘씩은 있을 것이다) 그들은 내부에서 상여금 폭탄을 서로에게 선사하기도 한다. 물론 독점도 정부 규제에 의한 독점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에 의한 "시장 독점"이라는 조금 더 긍정적인 것도 존재하지만 이는 다음 기회에 이야기를 해보자. 그리고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제작/운영 비용(C)이 소비자들이 내는 가격(P)의 합, 다시 말해 매출보다 많기 때문에 적자에 허덕이다가 부도를 맞이한다.

일단 기업이 V>P>C의 관계를 달성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기 위하여 택할 수 있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V와 P의 거리를 벌리거나, P와 C의 거리를 벌리는 것이다. 즉, 혁신과 창조를 통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치를 높이고, 그에 맞춰 P도 함께 올리거나 (최근의 아이폰과 같은 사례를 보면 이러한 점이 느껴진다) 아니면 원가를 낮춰서 C를 더욱 내리는 방법이다.

이상적으로는 V를 높이고 그에 맞춰 P도 따라 올라가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이를 행하는 것이 어렵다. 이미 안정적으로 V>P>C의 관계에 있는 기업에서 혁신적인 인재가 많이 있긴 힘들 뿐더러 (그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조직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뛰쳐나오곤 한다) 당장 단기적인 이익 목표를 맞추어 상여금을 높이려면 V-P를 건드리는 것 보다는  C를 낮추는 것이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문형태로 "올해는 원가를 10% 절감하시오. 아니면 납품업체를 바꾸겠소."를 매우 친절하게 fax로 넣으면 손 안 대고 코를 풀 수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들이 힘들어하고 사장들이 한강에서 뛰어내리는 동안 대기업들은 "사상 최대 영업 이익 달성!" 같은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된다. V-P-C는 여기까지.

이번에는 최근에 고민하고 있는 이슈를 가지고 새로운 부등식을 고안해보았다:

M-C-I
(Market - Company - Investor)

Market은 당연히 시장을 의미한다. 시장의 필요와 기대 수준이다. 시장의 필요의 크기가 시장 규모를 결정한다. 기대 수준이 제품/서비스에서 요구되는 품질을 정의한다.

Company는 기업으로서 기업 활동이 시장에 제공하는 가치(제품/서비스)를 의미한다.

Investor는 투자자이다. 그 투자자는 당신의 부모일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엔젤/기관투자자일 수도 있다.

V-P-C에서 각자의 간격을 벌리는 것이 바람직한 기업 활동이라고 했다. 하지만 M-C-I는 그 간격을 좁히는 것이 바람직한 기업활동이 된다.

Market은 기업이 해야할 일을 정의한다. 흔히들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뭘까"를 고민해서 창업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이 시장에서 차별화되고 잘) 할 수 있는게 뭘까"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시장/필요가 없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배부른 사람에게 밥을 억지로 먹이는 것과 같다.

Market보다 Company가 앞서가면? 90년도 말에 무선인터넷 사업을 하려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의 아프리카 숲속의 원주민들에게 간단하고 튼튼한 휴대폰이 아니라 최첨단 3G/4G에 풀터치 스마트폰을 가져다주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Market보다 Company가 너무 뒤쳐지면? 이런걸 Time to Market이 안맞는다고 한다. 실행력이 느리다보면 기회가 지나가는 걸 멀뚱멀뚱 보고 있다가 "아, 나도 이거 생각했는데 누가 먼저 했네"라면서 헛발질만 하게 된다. 만약 M과 C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크고 아직 그 차이가 메워지지 않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필요의 진공"을 의미하게 된다. 당신에게 이걸 남들보다 빨리 발굴할 능력이 있을 때 시장과 사업 기회에 대한 통찰이 있다고 하게 된다.

결국 "Time at Market"이 중요하고 이러한 간극이 좁혀졌을 때, 다시말해 M과 C가 맞아떨어질 때, 기업과 시장은 활짝 피어나게 된다.

Investor는 까리하다. 무슨말인가 하면, 기업가 출신의 Investor가 아닌 이상은 기본적으로 매우 매우 보수적이고 느리다. (혹시라도 이글을 보고 있는 Investor가 계시다면, 죄송하지만 당신도 느리다) 당연하다. Investor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주성과지표)는 투자대비수익률이다. 여기에 덧붙여 다양한 제약조건들이 있다. 제한된 투자 기회와 시간(대부분의 펀드에는 만기가 존재한다), 그리고 기회 비용. 이 속에서 최상의 선택을 하기 위하연 다양하게 머리를 굴리고 다양하게 검토를 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 동안 우리의 M과 C가 움직인다는 점이다. I가 투자안을 검토하기에만도 바쁜데 더 빨리 움직이는 M과 그 시장을 엎치락뒤치락 하는 C까지 동시에 살펴본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남의 돈"이라서 부담은 적지만 (기관투자자도 "Boss"가 있다. Fund of Funds들이 있어서 우리나라로 치면 모태펀드, 산업은행, 농협, 국민연금 등이 그러하다) 그래도 성과가 나쁘면 다음번에 Fund 투자유치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투자할 자금이 있어야 그 일부로 투자자도 월급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C가 열심히 I를 교육시키고 설득시키고 움직여야 한다. 근데 이게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 전문가"가 거의 없다. Investor의 "pool"이라고 하기엔 국가적으로 투자자나 투자금의 규모가 적다. 그래서 대부분 심사역들은 넓은 영역을 커버해야 한다. 기술 전반, 엔터테인먼트/미디어/방송/공연 전반 뭐 이런 식이다. 예를 들어 게임 산업 내에서는 "소셜 게임"과 "MMORPG"의 차이가 하늘과 땅이라고 할 만하지만, 투자자의 세계에서는 "게임 전문가"라는 식으로 포지션된 사람이 모두를 커버해야한다. 피쳐폰 모바일과 스마트폰 생태계도 차이가 크지만 "모바일 전문가"는 모든 걸 다 이해해야 한다.

심지어 같은 게임 산업내에서도, 같은 모바일 업계 내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 한 사람이 서로 다른 내용을 동시에 비슷한 깊이로 이해하고 또 시장을 "앞서 내다보기 까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래서 C가 더욱 애달프다. 저기 앞서 M이 막 태동하고 움직이고 성장하고 있는데, 뒤에 있는 I를 데리고 뛰어야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M-C-I상에서 M과 C와 I의 간격이 좁을 수록 빠른 실행을 통하여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유리하고, 간격이 길어질 수록 실행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럼 I를 공식에서 빼면 어떨까? 그래서 자기 돈으로 사업을 하기도 한다. C가 M을 잘 좇아가면 된다. I로부터 자유롭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luxury"를 누리지 못한다. 사업할 때 드는 자금은 개인이 잘먹고 잘사는데 드는 자금과는 다른 규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I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다하더라도 (국내에도 그러한 스타트업들이 몇 몇 있긴 하다) 마라톤 연습 시에 pace-maker가 있듯, 비즈니스에는 옆에서 함께 뛰어주고 판을 짜주는 사람이 있으면 분명 도움이 된다.

그것이 꼭 I일 필요는 없다. "멘토"라고 불러도 좋다. 옆에서 뛰면서 같이 사업을 짜주는 사람이 있으면 사업을 성장시키는데 분명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피를 섞지" 않은 멘토가 언제까지고 사업을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는 것은 "공짜 점심"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차라리 크건 작건 판을 키워줄 수 있는 사람의 투자를 받아서 각자의 이해관계를 align시키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다. 

이상적으로는 이러한 판을 짜주는 역할은 I의 책임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한국에서 이러한 판을 짜줄 수 있는 I는 거의 없다. 이건 fact다. 우리나라에서 사업하는 사람 치고 투자자가 business development를 해주고 인재 유치에 도움을 주고, 마케팅 채널을 확보해주고, 인프라를 구해주었다는 이야기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불행히도 I는 금전적 투자자 역할에서 그치고, 간혹 펀드 만기가 다가올때 M&A나 신규 펀드로 인수를 시키는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경우는 있다. (근데 한국에서 M&A는 IPO가 일어날만큼이나 희박하다!)

말하자면 판을 짜는 것도 그리고 그 판을 짜서 채워나가는 것 모두 C의 역할이 된다.

결론은 M을 향해 뛰어가는 것도, I를 C에 최대한 가까이 붙여 놓는 것도 모두 C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책임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그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면 힘들고 피곤하고 고달프다. 대신 이걸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면 할일이 많아지고 재미있는 도전이 많고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을 하는 재미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이러한 끊임없는 "gap"을 채우고 줄여서 "기회"를 만들어 내고, 그러한 기회를 "현실"로 만들어가는게 이른바 "기업가정신"이 아닐까. 징징대지말고 get things done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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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임문영 2010.08.23 1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좋은 내용을 정말 잘 정리하셨군요.

  2. 국재리 2010.08.23 2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잘읽고 갑니다~ :)

  3. BlogIcon Ryo 2010.08.24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말 글이 입에 착착 감겨요..

  4. 대구에서 wooz 2010.08.25 1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좋은 내용을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5. nomad 2010.08.27 14: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윤석철교수님 책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교수님보다 더 잘 설명하신 것 같습니다. 아래의 MCI부등식은 창의적입니다. 좋은 내용이어서 퍼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김동신(dotty) 2010.09.11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헐!! 설마요~ 교수님의 그 강하고 확신에 찬 강의는 아직도 눈과 귀에 어른어른 한답니다. (_ _)
      퍼가실때는 "인용"과 "출처" 부탁드립니다. ^^

  6. BlogIcon Chester 2010.08.29 1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저도 정말 많이 배웠네요 ^^^ 위대한 C 가 되시기 바랍니다 :)

기업가 정신에 대한 좋은 연설문인 듯 하여 옮겨 봅니다. 아마존 창업자겸 CEO인 제프 베조스가 프린스턴 대학 입학식 연설로 한 말입니다. 역시나 날림 번역갑니다~ :)

(원문: http://www.princeton.edu/main/news/archive/S27/52/51O99/index.xml )

제가 어렸을 적에 저는 텍사스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네 목장에서 여름을 나곤했습니다. 풍차를 고치기도하고 소들에 예방접종을 하기도 하며 이런저런 일들을 했었죠. 오후 마다 같이 드라마를 보기도 했으며, 그중 "Days of our Lives"를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제 조부모님은 Caravan Club에 드셨었는데, 이건 미국과 캐나다를 함께 여행다니던 트레일러 소유자들의 모임이었습니다. 몇 여름마다 우리는 그 대열에 합류해서는 다른 300대의 트레일러와 함께 모험을 떠나곤 했습니다. 저는 조부모님을 사랑하고 우러러봤습니다. 이 모임을 손꼽아 기다렸고요. 제가 한 10살쯤 되었을 때 한 여행때, 차 뒤쪽의 널찍한 자리에서 뒹굴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운전하고 할머니가 조수석에 앉아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여행 내내 담배를 태웠고 전 이 냄새가 싫었습니다.

그 나이에 전 아무거나 잡고 계산을 하기를 좋아했는데, 우리의 기름 마일리지나, 장볼때 쓰는 돈 같은 세상 쓸데 없는 통계를 내곤 했습니다. 그리고 한번은 흡연에 대한 광고 캠패인을 들었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한번 담배를 빨아들일때 마다 제 수명의 몇 분이 줄어든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아마도 한번 들이마쉴 때 마다 2분이었던 것 같네요. 그래서 전 할머니를 '위해서' 계산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루에 피는 담배 까치수와 담배 한 개비당 빨아들이는 회수 같은 걸 계산한거죠. 그래서 꽤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했다고 자부하게 되자, 차의 앞쪽으로 머리를 불쑥 내밀어서는 할머니 어깨를 툭축치며 자랑스럽게 선언했습니다. "한번 빨아들일 때 마다 2분일 경우, 할머니는 9년의 수명이 줄어들었어요!" 

그 뒤로의 기억은 매우 생생합니다. 그리고 그건 제가 기대했던 것관 분명히 달랐습니다. 저의 똘똘함과 계산 능력에 대하여 칭찬을 받을 줄 알았습니다. "제프야, 넌 정말 똑똑하구나. 몇 가지 어려운 계산도 했어야 할거고, 일년에 몇 분이 있는지도 봤어야 하고 나눗셈도 했어야했겠구나." 같은 것 말이죠.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처맞았습니다. 대신에 할머니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고, 저는 뒤 의자에 앉아서 뭘 해야할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울고 계신 동안, 조용히 운전만 하고 계셨던 할아버지께서 고속도로 옆으로 차를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차에서 내리더니 빙돌아와서 제가 앉아있던 쪽의 문을 여시고 제가 따라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헐퀴, 나 망한 거임? 제 할아버지는 매우 똑똑하고 조용한 분이셨습니다. 한번도 저에게 안좋은 말을 하신 적이 없었고, 아마도 이번에 처음이 될지도 몰랐습니다. 어쩌면 저보고 다시 차로 돌아가서 할머니에게 사과하라고 할지도 몰랐습니다. 저는 제 조부모님들과 이러한 상황에 처해본적이 없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전혀 감이 없었습니다. 할아버지와 저는 트레일러 옆에가서 멈췄습니다. 그리곤 할아버지는 잠시 동안의 침묵후에 조용하고 차분하게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제프야. 언젠가 너는 똑똑하기보다 친절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거란다."

제가 오늘 여러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재능"과 "선택"의 차이에 대한 것입니다. 똑똑함은 재능이고, 친절함은 선택입니다. 재능은 쉽습니다.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선택은 어렵습니다. 만약 당신이 조심하지 않는다면 자기 스스로의 재능으로 스스로를 도취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건 당신의 선택 조차 망치게 될 것입니다.

이 그룹은 많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여러분의 재능은 똑똑하고 능력있는 두뇌일 것입니다. 이건 거의 확실합니다. 왜냐하면 입학 과정은 매우 경쟁적이고 만약 당신에게 이러한 재능이 없다고 보였다면 입학처에서 당신을 거부했겠죠.

당신의 똑똑함은 꽤 쓸모가 있을 겁니다. 경이로운 경험들을 하게 해줄테니까요. 비록 더뎌보일지라도 우리 인간들은 우리 스스로를 계속해서 놀라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깨끗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또 많이 만들어 내는 방법들을 발명할 것입니다. 원자와 원자를 붙여가며 자그마한 기계들을 만들어서 세포의 벽면을 통과해서 세포를 수리하는 것도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달에는 경이로우면서도 필연적으로 인류가 새로운 생명체의 창조에 성공하였습니다. (헐퀴; 뉴스를 찾아보니 정말이네요.. 이런 날이 가능해질 줄은!!! ) 앞으로 다가올 해에는 우리가 만드는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펙에 맞춰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의 두뇌를 이해하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Jules Verne, Mark Twain, Galileo, Newton와 같이 역사적인 인물들도 지금 이순간에 살아있고 싶었을 겁니다. 제 앞에 앉아있는 여러분 개인들에게 많은 재능이 있는 것처럼, 하나의 문명으로서도 우리에게는 참 많은 재능이 있습니다.

이러한 재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요? 그리고 당신의 재능에 자부심을 느낄 것인가요? 아니면 당신의 선택에 자부심을 느낄 것인가요?

저는 16년 전에 Amazon.com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웹 사용량이 연간 2,300%가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렇게 빨리 성장하는 것에 대하여는 본적도 들은적도 없었습니다. 수백만권의 책들이 있는 온라인 서점을 만드는 것 - 현실 서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었던 것 -인 저에게 매우 흥분을 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막 30세가 되었고 결혼한지도 1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제 부인 MacKenzie에게 제 일을 그만두고 가서 이 미친짓, 그리고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그러하듯 실패할 게 불보듯 뻔한 일을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무슨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MacKenzie (마찬가지로 Princeton 졸업생이고 오늘 2번째 줄에 앉아있는)는 내가 한번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어린 아이로서 저는 차고 발명가였습니다. 시멘트로 채운 타이어로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장치를 만들었었고, 우산과 은박지를 사용하여 잘 작동하지는 않던 태양열 조리기구, 그리고 제 누이들을 골탕먹이려고 구이 팬으로 만든 알람 등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발명가가 되고 싶었고, 제 부인은 제가 그 열정을 좇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당시에 뉴욕시에 있던 금융기업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엔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많았고, 제가 우러러보는 엄청난 상사도 있었습니다. 저는 제 보스에게 가서 인터넷에서 책을 파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저를 데리고 센트럴 파크에 가서는 한참을 걸으며 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정말 좋은 생각 같다. 하지만 이미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더 좋은 아이디어이지 않을까."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이 저에게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습니다. 그는 저보고 결정을 내리기전에 48시간 정도 더 고민해보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당시를 돌이켜보면 그러한 관점에서 이건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저는 결정을 내렸고 시도를 해보게 되었습닌다. 저는 시도하고 실패하는 것에 대하여는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결정에 대한 후회가 저를 계속 따라다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저는 제 열정을 좇아 덜 안전한 길을 택하였고, 그 선택에 대하여 자부심을 느낍니다.

내일은 매우 현실적인 의미로 당신의 인생이 시작됩니다. 자기 스스로 쓰게 되는 인생말입니다.

당신의 재능을 어떻게 쓰시겠습니까? 어떠한 선택을 내리겠습니까?

관성이 당신을 이끌게 될까요? 아니면 당신의 재능이 당신을 인도할까요?

당신은 도그마를 따르겠습니까? 아니면 오리지널한 일을 시도하겠습니까?

당신은 편한 삶을 택하겠습니까? 아니면 서비스와 모험의 삶을 택하겠습니까?

당신은 비판 속에 지쳐버릴까요? 아니면 신념을 좇겠습니까?

당신이 틀렸을 때는 허세를 부리겠습니까? 아니면 사과를 하겠습니까?

당신은 거부당할까봐 시도하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사랑을 느낄 때 바로 행하겠습니까?

당신은 안전한 길을 가겠습니까? 아니면 약간은 모험과 액션이 넘치는 길을 택하겠습니까?

힘들때 포기 하겠습니까? 아니면 끈질기게 물고늘어지겠습니까?

당신은 냉소적이고 부정적일건가요? 아니면 창조하고 만들어낼까요?

당신은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려 할까요? 아니면 친절할까요?

틀릴 수도 있겠지만 미래를 예견하자면, 당신이 80세가 되었을 때, 당신 스스로의 삶을 가장 개인적인 버전으로 되뇌며 떠올려볼 때, 가장 간결하면서도 의미있는 이야기는 아마 당신이 내린 선택들의 연속일 것입니다. 결국에는 우리는 우리 선택의 결과물입니다. 스스로의 인생을 멋지게 만들어 보십시오.

감사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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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남자 2010.07.06 1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적이다 짝짝

  2. 엠퓨 2010.07.07 2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봐도 이거 넘좋아서 친구님께 몰래 보여줬었는데,
    직접 블로그에 올려두셨으니 이제 몰래 링크만 보내면 되겠군요!(...)

  3. 이은송이 2010.07.10 15: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절하기가 똑똑하기보다 어렵다는 말에 공감하고 여운을 느끼고 그러네요~
    어쨌든 퍼뜨리고 싶은 마음에... 링크걸고 갑니다^^ㅋ

  4. BlogIcon 이룸 2010.07.13 0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읽고 갑니다. 이런 CEO가 성공하는게 우연은 아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5. BlogIcon 홍군 2010.07.27 1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듯 뭇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기업가들이 지금 이 시각에도 나타나는 점이 미국의 저력인 듯 합니다. 이런 기업가들이 유독 미국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그냥 표면적인 사회 시스템상의 차이일지 혹은 문화라든지 국민성이라든지 하는 내면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것일지요.

    좋은 자료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6. BlogIcon 서유기 2010.07.28 1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제프 베조스'.. 어릴 때의 소중한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글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리고 SNS에 인용하겠습니다. 괜찮으시죠?^^

  7. 최숙현 2010.08.01 1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무척 더운날이네요.
    잘 먹어야 열정이 생긴답니다. 식사 잘 하세요. 잠도 푹 자고!!!

  8. BlogIcon 미령 2010.10.11 1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그것이 옳다고 해도 옳은 방법(말)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것은 틀린 것이라구요...
    저도 좀 말을 툭툭 내뱉고는 했고 제가 옳다는 것을 우기려고만 했었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아무튼 잘 봤습니다.

  9. 민미정 2011.01.06 2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eo exchange를 보고 참 유쾌하고 괜찮은 사람 같았는데.. 역시나 맑은 생각을 가진 사람 같아요.
    좋은 글 읽고 내용 복사해 갑니다. 감사합니다~^^

  10. 감사합니다. 2011.02.28 1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퍼 갑니다.

  11. 2011.07.13 1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작년부터 10년간 마호가니 나무통 속에서 숙성을 마친 면허로 뒤 늦은 나이에 운전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건 간만에 적성에 맞는 취미로 자리잡은 것 같다. 어릴적부터 자전거를 탈 때도 꼭 남들보다 빨리 가려고 하고, 코너링과 드리프트(?)를 하며 무릎도 참 많이 깨졌던 것 같다. 그리고 레이싱 게임도 꽤 좋아라 했는데, 이게 현실로 오니 기대했던 것 보다 큰 즐거움이 되었다. 운전은 A부터 B지점까지 이동하는 수단이라는 의미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그 보다 그 중간의 과정이 좀더 큰 즐거움인 것 같다. 물론 서울 시내에서 꽉 막힌 것은 아무런 즐거움을 주지 않지만, 비오는 날 차 지붕으로 떨어지는 빗물 소리 속에서 은은하게 음악을 틀고 살짝 선선한 공기를 유지하며 조용한 국도를 달릴때는 참 기분이 좋다. 가끔가다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열심히 뛰는 말발굽소리가 기분을 참 상쾌하게 해준다.

그런데 성격이 성격인지라, 어설프게나마 분석도 하고 이것저것 뒤져보고 하는 것도 여러모로 재미를 준다. 자동차 엔진 소리도 사운드 파일로 들으면서 비교해보기도 하고, TopGear이나 EVO TV 같은 것도 참 재미있게 본다. 최근에는 아우디 그룹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는데 참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아참, 아우디의 Annual Report의 디자인이 꽤 볼만하다. 은근 재미있음)

참, 많이 팔린다. 람보르기니 같은 차종이 세계적으로 연간 1500대나 팔린다. (2008년에는 2400대나 팔렸다.) 낮게잡아 가야르도 3억, 무르시엘라고 5억잡고 판매량으로 얼추보면 가중평균 3억5천인데, 그러면 이 브랜드 부문만 2009년 매출 5천억이 넘는다. 또한 아우디 브랜드만 놓고 보면 연간 1백만대에 육박한다. A4 세단, A3 스포트백, A6 세단 순으로 많이 팔린다. (한국 문화라면 A4, A6 순으로 팔릴텐데..) 흐음.. R8도 연 3천대. R8만으로 연 6천억 매출인 셈이다.

이런 표를 보면 한국 시장이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단번에 들어온다. 한국에서 지난해 A4가 2000대~2500대 남짓 팔렸을텐데, 퉁쳐서 2250대 판매되었다고 가정해보면, 아우디 모든 모델이 들어오지도 않아 A4에 좀더 몰렸을 것으로 가정해보더라도, A4 세단 국내 판매량을 세계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6%밖에 안 된다. 참 아쉬운 시장 크기다. A4 같은 엔트리 모델 국내 판매량 전체가 R8 같은 에브리데이 슈퍼카의 세계 판매량 보다 작은 셈이다. 이런~~

궁금해서 BMW그룹의 재무제표도 보았다. 판매량이 얼추 비슷하다.

BMW 전 모델에 걸쳐서 1백만대 가량 판매된다. 의외로 5시리즈보다 1시리즈 판매량이 더 많다.

미니는 20만대가량..

롤스로이스도 전세계적으로 연간 1천대가 판매된다.

Benz나 Porsche 등은 상에서 모델 별 판매량을 찾을 수 없어서 일단 생략.

아무튼, 흥미롭다. 이 어마어마한 시장의 규모가. 그리고 아쉽다. 우리나라의 시장 규모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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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K 2010.07.08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시장은 보통 전세계 시장규모의 2% 정도로 보곤 합니다. 일본시장을 우리의 다섯배, 미국과 EU를 10배 정도로 보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대략 맞는듯.

  2. 이정웅 2010.07.09 1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한테 지금 필요한건 ECU매핑! 내차가 달라졌어요 :) 강추 ㅋㅋㅋ

얼마전 모 중국 기업의 초청 파티에 다녀왔다. 우아한 공간에서 다양하게 짜여진 이벤트와 산해진미의 요리들은 이 기업의 규모와 한국 시장에서의, 그리고 세계 시장에서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듯 했다. 시간이 흘러 중국에서 온 귀빈들이 인사를 하고, 파트너사인 한국 기업들에게 상을 수여하는 순서가 왔다.

이 중국 회사는 현재 아시아의 웹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비단 웹 뿐만이 아니라 게임과 인터넷 망에 이르기까지 그 사업영역이 포진되어있다. 이른바 인프라이자 플랫폼을 제공하는 거대 기업이다. 사실상 규모만으로는 세계 1위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수 많은 개발사들이 이 회사가 짠 '판'위에 올라가 그들이 제공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그 회사가 주는 '상'을 기쁜 마음으로 받고 있는 듯 했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징가(Zynga)라는 회사가 한국 게임 업계 및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2007년 7월에 설리된 이 회사는 투자자 중 한 곳인 Kleiner Perkins (KPCB)의 John Doerr가 말하기를 수십년의 투자 활동 중 가장 빨리 성장하는 회사라고 할 정도로 경이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회사가 생긴지 6개월만에 들어간 첫 VC 투자인 Series-A의 금액만 해도 한화로 1백억원 상당이었을 정도로 시작부터 굵게 시장에 진출하였다. 지난 3년 간의 누적 투자액이 $219M(환율을 고려안하고 약 2천2백억원)에 달한다. 물론 이 회사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PlayFish도 창업 2년이 약간 넘은 상황에서 EA에 묵직한 규모로 인수가 되었고, 마찬가지로 거액의 투자자금을 받은 Playdom은 요즘 Zynga와 함께 1주일에 1개씩 소셜 게임 회사를 인수하며 쇼핑 시즌을 즐기고 있다.

지난 2009년 1월, 소셜 게임 시장에 '마피아워'와 '텍사스 홀덤 포커'가 꽃을 피우고 있을 때 (당시에는 '팜빌' 같은 것은 없었다), 우리가 가진 역량과 시장의 fit이 맞고 때가 적절하다는 생각에 소셜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2009년 초여름 즈음 시작하여 10개월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처녀작이자 소셜 RPG인 '해적의 유산'을 Facebook 상에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1주일이 지난 현재 1만명 정도의 유저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본격적인 마케팅과 상용화를 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 글로벌한 시장에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과연'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의 문제로 바뀌어 있다. 이 엄청난 규모의 회사들이 빛과 같은 속도로 성장하고 경쟁하고 있는 데, 한국에서는 강건너 불구경인마냥 손가락만 빨고 있다.

2009년 초에 투자자들을 모아서 '소셜 게임'이라는 시장에 대하여 처음 이야기를 하였을 때 그 당시 사람들의 표정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도무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1년이 훌쩍 넘은 요즘 들리는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 듯 하다. 어디 투자할만한 소셜 게임 회사가 없는지 문의가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온다. 

근래에 들어 주변에서 참 많은 분들이 창업을 시작하고 있다. 소셜게임과 스마트폰(엄밀히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창업 열기가 예전 PC방 황금기와 치킨집 붐마냥 들썩이고 있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닷컴버블 때 못지 않게 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시장에 투자 자금이 모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싸이월드가 글로벌화에 늦은 것처럼, 모바일 시장을 선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세계 시장에 한참뒤처지고 있는 것처럼, 이렇게 또 하나의 시장이 우리 앞을 지나가고 있음을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이미 검증된 모델'을 '한국의 규모에 맞게' 재현하여 수익을 거두려는 투자자와 기업가, 어디에도 한국이 세계의 무대에서 사라져가고 있음을 걱정하고, 이에 능동적으로 도전하려는 분위기는 없는 듯 하다. 세계에서는 전쟁이 나서 미국에서는 최첨단 무기와 무인 비행기를 타고 싸우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칼빈과 M16만 손에 쥐어주고 글로벌 시장으로 내던지려는 투자자나, 어차피 가도 싸우지 못하겠으니 세계 GDP의 2% 미만의 한국이라는 곳에서 서로 박터지게 싸우겠다는 초고학력의 인재들이나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님의 자서전을 보며 참으로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어떻게하면 파프리카랩이 세계 시장에서 유의미한 출발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가 남이 짜 놓은 판에 올라서 혜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짜 놓은 판에 다른 사람들이 참여하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유태인이 전세계 금융의 신경망을 구성하 듯, 우리가 전세계 IT와 소프트웨어의 신경망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가 '구글은 역시 달라', '애플은 역시 달라', '하지만 우리는 안되'와 같은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세계 정상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여러가지를 풀어나가야 한다. 먼저 '한국 시장을 나눠먹자'가 아니라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그 똑똑한 인재들이 또 하나의 판타지풍 MMORPG를 만들겠다라던가 밀리터리 FPS를 만들겠다가 아니라, 이 글로벌한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콘텐트, 차별화된 콘텐트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필요하면 교육하고, 힘을 합치도록 모아야 한다. 자연에서도 에너지가 엔트로피가 높아지면 쓸모가 없어지지만 한 곳에 모아 엔트로피를 낮추면 비약적으로 유용하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크고 작은 꿈을 한데 모아, 글로벌한 시장에서의 국가적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힘을 합치면 Zynga와 같은 회사를 만들 수도, 그리고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비전의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게임을 흉내내서 만드는 것도 좋다. 중국 게임을 번역해서 한국에 들여와 운영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인가가 명확해야 한다. 시장이 좋을 때 얼른 해서 돈 좀 벌겠다는 마음 가짐으로는 IMF 외환위기 때 한국 기업들이 풍지박산이 나듯, 순식간에 모래알처럼 휩쓸려버릴 각오를 해야한다.

그리고 자금을 모아야 한다. '한국에서 해볼만한' 자금이 아니라, 글로벌한 시장에서 Zynga와 경쟁할 수 있을 만한 자금, 나아가 중국과 아시아를 움직일 수 있을 만한 자금이 모여야 한다. 그렇게 하여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기업들을 한 곳에 모아 상호 호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winning spiral을 만들어야 한다. 더이상 싸게싸게 인력을 데려다가 적당히 남이 만든 것을 배껴서 한국에서 팔아보겠다거나 적당히 뭐 하나 만들어서 한번 실험해보자 정도의 마음 가짐은 곤란하다. 

단기적으로 모방이 쉽지 않으며 장기적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콘텐트와 기술에 투자를 해야한다. 곧 있으면 소셜 게임도 깊이와 폭이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사용되는 기술도 플래시만이 아닌 streaming 3D, HTML5 등으로 다변화 될 것이다. 모바일이나 IPTV와의 유무선 연동도 필연적이다. 이러한 다양성을 아우를 수 있는 가상 화폐 및 결제 수단의 통합과, 콘텐트를 엮어주고 상호 사용 및 구매 촉진을 해줄 수 있는 플랫폼의 등장도 머지 않았다.

'우리 이런 게임 한번 만들어 보고 있어요'로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 더이상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개발사로 먹고는 살만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을 한 두개 잘 만들어서 적당히 돈도 벌고, 남들이 짜 놓은 판에 올라가서 운영하다가 그들이 주는 '상'을 받아도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한국이 중국과 인도와 같은 세력의 부상과 함께 글로벌 IT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 될 것이다. 이제는 흩어진 인재와 자금을 모아 글로벌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국가적 노력을 해야할 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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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세이하쿠 2010.06.06 1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의미한 글 잘 보고 갑니다. 멋진 가치를 이루어 내실것이라고 믿습니다. ^^

  2. BlogIcon mcpanic 2010.06.06 1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가는 글이네요. 게임의 판과 룰을 만드는 데에는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구요. 교육이나 문화, 사회 분위기 등도 무시하기 어려운 요소인 것 같습니다. 실패를 장려하고 값진 경험으로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우수 인재들이 더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겠지요. 한국에서 통하는 것과 외국에서 통하는 것이 다른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한국에서'만' 먹히는 것이나 검증된 외국 것을 그대로 들여오는 것에만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쉽게 풀릴 수 없는 문제들이 분명 많지만, 아이디어와 자질과 마인드를 갖춘 우리나라 벤처들이 등장해서 세계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 BlogIcon 김동신(dotty) 2010.06.18 0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열린 사고와 글로벌 마인드셋이 정말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항상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교육 제도 하에서 자라난 사회적 엘리트 분들이 생각보다 닫힌 관점에서 기업가정신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구요.
      이스라엘의 지혜를 빌려야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3. BlogIcon 김상우 2010.06.06 2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합니다. 누군가의 리더십과 추진력이 아쉬울 때입니다..

  4. BlogIcon Chester Roh 2010.06.07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장님의 위대한 꿈이 잘 보이네요. 파프리카랩이 그러한 첫 단추를 끼우는 회사였으면 좋겠습니다.

  5. BlogIcon Ryo 2010.06.07 1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게임도 해봤는데 재밌더군요. 구성원들의 땀이 느껴지는...

    멋진 글로벌기업으로 키워가십시오.

  6. BlogIcon 미스타표 2010.06.07 2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대표님 화이팅입니다!! ^^

  7. manga0713 2010.06.07 2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숟가락 하나 더 얹는 것 말고 잔치상을 아니 축제를 이끌어 내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파이팅!!

  8. 김인구 2010.06.16 17: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파프리카가 되길 응원하며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9. 최숙현 2010.06.20 2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하고, 잠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건강 챙기며 일 하세요,
    사랑합니다. 성공으로 가는 길!

  10. BlogIcon 조성문 2010.06.23 2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드시 가능할거라 생각해요. 화이팅!

  11. BlogIcon 이인철 2010.06.24 1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오픈소셜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핸드폰으로 인터넷접속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는지라
    핸드폰 게임의 오픈소셜화가 매우 활발한 단계인지라 해외로 부터의 투자도
    활발합니다. 이로 인해 현재 제가일하고 있는 회사도 매우 큰 성장을 하고 있구요..
    이에 비해 한국의 경우를 생각하면 많이 늦어 지고 아닌건가라는 생각도 들고 있답니다.
    매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2. BlogIcon 박유나 2013.10.02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정말 통찰력이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비전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창업입니다.
    중국과의 환율을 비교해 보면 요즘의 한국은 중국에 비해 전반적인 속도가 쳐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하루빨리 entrepreneur들이 합심하여 언젠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길 꿈꿉니다.

  13. 자기것도못지키는데 2014.11.05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임이라...한때 우리가 시장을 장악했었죠 (온라인 인터넷 게임)
    하지만 게임산업을 키우기보다 규제로 돈벌어 보겠다고 하다 망해버렸죠.
    한때 우리가 시장을 장악했던 LCD...
    정부와 기업이 돈벌어 보겠다며 대만과 중국에 팔아넘겨서
    그저 그런 시장 되어버렸고...

    요즘 우리 주력 품목들 중국과 기술격차가 없다느니 아예 우릴 추월했다느니하며
    울상짓는 신문기사 보면 어이가 없죠.
    중국에 공장 짓고,기술자 파견해 도와줬으면서 뻔뻔하게 저 소릴해대니...
    저성장 책임도 혹시 기업과 정부 책임?
    황금알을 낳는 거위보다 눈앞의 황금을 선택하는 어리석은 정부와 기업들이 있는 한 우리가 세계에 나갈일은 별로 없는 듯...

    근데 학생들에게 뭔놈의 영어공부는 그리 시켜대는 건지...
    전문가 몇몇 사람만 육성하면 되는 것 아닌가?나갈일도 없을텐데...
    왜 온국민이 영어전문가가 돼야하나? 그 비용은 누가대고?

    한술더떠 한자까지 교육시킨다던데...
    그거 다 외울려면 몇년에...안 잊어먹으려면 계속 반복학습해야한다던데...(우리 뇌는 많은 걸 기억하는 게 힘드니까)
    뭔 미친 짓거리인지...

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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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an 2010.04.09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정말 꺄 인걸....

  2. BlogIcon Chester 2010.05.11 1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우 죽임다. ~~~

  3. 최숙현 2010.06.20 2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겁 난다.! 재밌기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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