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서평이라 하기엔 초라한)책소감을 적던 홈페이지가 호스팅사의 테러로
(그들은 나름 일 열심히 하는 것이었지만) 잠시 사용 불능 상태가 되서 수정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블로그쪽에 슬그머니 올려본다.
다치바나 다카시 저 | 예문 | 2005년 03월 | ISBN : 8956590486 | 페이지 : 287 | 394g
이 책의 주인공은 다치바나 다카시가 아니다. 도쿄대 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뇌를 단련하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랜덤한 세계를 탐구한다 등의 저자이자 일본의 움베르토 에코와 같은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담았다. 그는 한명의 연주자가 되어 작곡가들의 작품이자 작곡가 자신들의 모습을 다치바나 특유의 나긋 나긋한 기교로 따스하게 풀어놓는다.
어떻게 보면 공부만 하는 우등생들의 눈에는 깨림찍하게 보일 수 있는 짧디막한 가방끈과 계획성없이 무모하게 달려가기만 하는 듯한 삶의 모습이 적혀있는 이 글이 사실은 인생 그 자체를 가장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간절함과 순간 순간의 선택, 난관과 동기 부여, 행운과 불행, 끈기와 인내, 그리고 시간이라는 재료가 뒤섞이다 맛있는 요리가 나오기도, 때로는 씁쓸한 즙만 남기도 하는 것.
이 책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돈, 안전, 명예 같은 재료는 별로 들어가지 않았지만, 나머지 재료들 만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따끈 따끈하고 감칠맛나는 것들을 만들어 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몇 일이고 몇 개월이고 몇 년이고 자신이 끌리는 향을 찾아, 자신이 끌리는 맛을 찾아 간절함을 등에 엎고 열정을 삼켜가며 달려온 영혼들의 이야기,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고 계획보다는 추진력이 앞서기만 한다. 갸우뚱 거리며 외줄을 타는 곡예사같이 마냥 불안하기만한 삶을 살아왔다. 그 중에는 운이 좋게 명예라는 남들의 재료를 자신의 요리로 만들어낸 경우도 있고, 아직도 위태로운 곡예를 계속하며 앞으로도 계속하려는 의지들도 있다.
공부를 해야할 것에 대한 필요를 체험을 통하여 느끼고, 자신의 분야를 깨우치게 된 모리야스, 자신의 눈과 발을 남들보다 더욱 값지게 만든 미야자키, 인내심을 양팔에 들고 향과 맛을 향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에 오른 다사키와 사이스,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고 세계최고가 되어가는 나가사와 요시아키.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자신의 이야기로 나라는 그림을 그려나가야한다.
의미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생명이라는 것에서 내 자신을 우주의 한 작은 유의미한 존재로 만들기위한 발악에서라도 내 자신을 도전에 내동댕이치고,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믿는 것을 실현시킬 것이다.
실천과 적응, 그리고 끊임없는 고민과 개선. 내 자신이 진화에 일조하였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기 위하여.
Make everyday count.
4.0/5.0
ps. 다치바나씨껀 왠지 점수를 낮게 줄 수가 없는 부담감이 있다. 왜일까? :o
저도 다치바나씨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청춘표류는.. 읽으면서 질투가 참.. 많이 나네요.
뇌를 단련하다를 읽으면서 회초리로 혼나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좀더 부지런하게 많은 것을 배우며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방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