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요즘 부쩍이나 잡스씨에 대한 글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내친 김에 몰아서 최근에 읽은 책인 Inside Steve's Brain에 대하여 길게(?)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너무 길어질지 몰라서 파트를 나누어보겠습니다. 2파트가 될지 3파트가 될지는...

이 책은 The Cult of Mac의 저자인 Leander Kahney가 애플의 역사와 오늘날의 애플이 있게 한 스티브잡스의 일하는 스타일에 대하여 포괄적인 조사의 결과물을 엮어 놓은 자료집입니다. 사실 이전에 iCon, iCEO같은 스티브잡스 바이오그래피를 읽었습니다만, 가장 궁금해온 '애플 스타일의 일하는 방식'에 대하여는 이번 책이 가장 많이 다루고 있던 것 같습니다. 책 자체로서는 훌륭하다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같은 내용이 앞 뒤에서 반복되는 경우도 많고, 많은 내용이 여기 저기의 기사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어서 짜집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조사 깊이 측면에서도, 스티브잡스가 키노트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글이 포함되어있지 않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그의 독특한 성격에 대한 많은 일화들과 내부 제품 디자인/개발 프로세스에 대하여 그럭저럭 많은 내용이 담겨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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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완벽주의적 성향은 너무나도 강렬하여, 그가 하는 업무 방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편집증과 사람들을 들볶는 것으로 가득합니다. 한번은 컴퓨터 메인보드 기판이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엔지니어 그룹에게 기판을 재설계하도록 시킬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엔지니어들의 표정이 어떠했을지는 충분히 상상이 가시리라 믿습니다)

책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들을 부분 부분 소개해드리자면...

그가 복귀한 직후 제품 라인업을 대폭 축소하였는데, 수조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부문의 수십개가 넘는 제품들을 모두 정리하고, 소비자-전문가 * 포터블-데스크탑의 2x2 매트릭스를 그리고 나서는 4개의 제품으로 압축을 해버립니다. (macbook, macbook pro와 imac, mac pro에 해당하겠죠?) 당시에는 모든 경영진들이 경악을 했지만, 과감하게 추진하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였습니다. 몇 개월 후 부도를 앞둔 애플을 살려낸 중요한 의사결정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잡스의 성격은 알려진대로 매우 극단적입니다. 그는 특정한 종류의 Pilot 펜만 마음에 들어하고, 그에게 나머지는 모두 쓰레기(crap)입니다. 사람들은 오직 천재(genius)이거나 바보(bozo)로 나뉩니다. 그는 미친듯이 No를 하기로도 유명한데, 그는 "혁신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에 No를 할 수 있었는가에 달려있다"라고 말하는거처럼, 집중(focus)와 단순성(simplicity)을 중요시합니다.

그는 픽셀(pixel)단위까지 내려가는 집요함을 가진 마이크로매니저입니다. OS의 스크롤바 디자인 하나에만도 6개월이나 걸리도록 계속해서 개선을 요구했다고 할 정도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는 차이까지 끝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딱딱하다. 첫 번째 모서리의 반지름은 조금 더 크게해야하고, 베즐의 크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같은 식으로 끈질기게 디자이너들과 개발자들을 괴롭힙니다. "It had to be done right." 이기 때문이죠. 그는 "훌륭한 목수는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식작의 뒷판에 형편없는 나무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심지어는 컴퓨터 본체 케이스를 열었을 때 내장까지 예뻐야 한다고 주장하고, 애플의 본체 내부도 크롬으로 도금을 하려고까지 하였습니다. 맥의 마우스의 비율이 맥 본체와 같고, 마우스 버튼의 크기가 맥의 모니터 크기랑 같은 비율로 만들어졌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이런걸 최고 경영자가 하나 하나 챙기고 있는 것도 놀라웠죠) 버튼을 안보이게 하기 위하여 뒤로 배치하면서, 사람이 손의 감각만으로도 찾기 쉽게 하려고, 버튼 주변을 부드럽게 마감을 한 것도 놀라운 섬세함입니다. 이는 요즘의 iMac에서도 그대로 계승되는 스타일이죠. 이러한 정도의 디테일은 평범한 제품을 하나의 예술로 승격시킨다고 Manock(디자이너)은 말합니다.

그의 이러한 완벽주의는 제품을 지연시키기도 하는데, 잡스는 팀들이 몇 년 동안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죽이는데도 주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타협하지 않으려고 하는 만큼, 그가 만족스러워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지지 않은 제품은 문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이는 그의 사생활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그의 집에는 거의 가구가 없습니다. 그는 물건을 사러 가서도 대부분 아무것도 사지 않고 돌아오기로 유명한데, "그 제품들이 터무니 없이 형편없기 때문이다"라고 합니다. 한 번은 가족끼리 세탁기를 사려고 하였는데, 제품 하나를 고르는데 온 가족이 2주에 걸쳐 열띤 논쟁을 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대충 기능이 어느 정도 있고 가격이 맞으면 구입을 할텐데, 잡스의 가족은 미국 대 유럽 디자인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사용되는 물과 세제의 양, 세탁의 속도 및 옷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하여 치열하게 논의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어떤 독일제 세탁기를 구입하였는데, 너무 비쌌음에도 불구하고, 극도의 효율로 세탁을 하며, 제품 디자이너들이 충분히 과정을 고민해서 설계하였다며, 지난 몇 년 안에 구입한 제품 중 가장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말하기를, 제품은 그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대하여 매우 많은 점을 나타내며, 그 회사가 중요시하는 가치와 우선순위에 대하여 많은 것을 표현한다고 합니다.

애플은 비밀주의로도 유명합니다. 잡스가 특히 Osborne Effect라는 현상 - 개발 진행중인 멋진 기술을 공개 발표하여 회사를 죽이는 일 - 을 두려워하여, 애플 스토어를 준비 중일 때, 리테일 부문에 Ron Johnson을 영입하면서, 비밀 이름을 사용하도록 시킬정도였습니다. 출장을 다닐 때 호텔을 예약할 때도 자신의 본명을 못쓰도록 하고, 한 동안은 직책도 이상한 것을 붙여서 쓰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애플 내에서는 디자인을 커다란 반짝이는 종이위에 큼직 큼직하게 프린트해서, 컨퍼런스 테이블 위에 좌악 뿌려놓고 필요한 그래픽 자원이나 결과물들을 매칭하기도 하고, 결과물에 대한 비평/선택을 한다고 합니다. 최대한 많은 프로토타입과 선택안을 만들어서 최상의 조합을 찾아낸다는 것입니다.

그에게 있어서 디자인은 기능(function)이지 형태(form)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모든 결정의 기준은 결국 "Customer Experience"라는 한 단어로 축약되는데, 물론 이 결정의 기준은 상당부분이 잡스 개인의 통찰(우김)에서 비롯됩니다. 애플은 상자를 열고 제품을 꺼내는 순간부터 경험의 시작이라고 보고 패키징 디자인에 남다른 신경을 씁니다. 그러다가 욕심을 더 내서, 구입을 하는 경험까지 최상을 제공하겠다고 애플스토어를 런칭하기에 이른거죠.

아울러 잡스는 시장 조사를 경멸합니다. 그는 자신의 영웅인 헨리 포드의 말을 종종 인용하곤 합니다: "내가 만약 소비자들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물어본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유저 그룹은 기술 혁신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모든 마케팅 조사 결과는 워크맨이 실패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고, 제품이 애매하여 아무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고 있었지만, 아키오 마리타는 어쨌거나 추진했고, 나머지는 히스토리죠.

"당신이 품질의 척도가 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탁월함을 기대하는 환경에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Be a yardstick of quality. Some people aren't used to an environment where excellence is expected.)

1983년에 잡스는 맥의 디자이너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이 문제를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만약 그것이 단순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것이 실제로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문제를 파보기 시작하면... 당신은 그 문제가 복잡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런 저런 뒤얽힌/땜빵 해결책을 만들어 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에서 그치고, 이 해결책은 한동안은 작동을 한다. 하지만 정말 대단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문제를 파해치며, 그 밑의 본질적인 문제로 다가가서, 모든 레벨에 걸쳐 해결을 할 수 있는 우아한 해결책을 찾아낸다. 우리는 맥으로 이러한 것을 하고 싶다."

아아 더운 관계로 이정도에서 마치고, 다음 번에는 디자인 프로세스에 대한 내용을 좀더 정리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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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ikhwan 2008.08.11 0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알수록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기판 작업을 왜 아트웍이라 하는지 아는 분인가부냉~ 아마 워즈니악이 초창기부터 그런 아트를 보여주어서가 아닐까~ 오늘의 옥의 티~ "시지어는 컴퓨터 -> 심지어는 컴퓨터" ^^;

  2. Tuna 2008.08.11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ool!

  3. BlogIcon 안도류 2008.08.13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저도 좀 더 편집증적인 인간이 되어 보고는 싶은데, 사람이 영 물렁해서-_-
    하여간, 시장조사와 관련된 문단 일부 퍼가겠습니다. 괜찮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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