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1997년 어느날, 애플(Apple)의 고위직들은 헤드쿼터에서의 아침미팅에 소집되었다.

18개월간 CEO를 역임하고 있던 길버트 아멜리오(Gilbert Amelio)가 발을 끌며 들어왔다. 그는 기업을 잘 꿰매었지만, 기업의 발명가적인 영혼에 다시금 불을 지피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이제 제가 떠날 시간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는 조용히 방을 나갔다.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스티브잡스(Steve Jobs)가 방에 부랑자같은 행세로 들어왔다. 그는 반바지와 운동화를 신고는, 며칠은 깎지 않은 듯한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그는 의자에 털썩 앉더니 천천히 빙글 빙글 돌기 시작하였다.

"이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말해주세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답변을 하기도 전에 그가 소리쳤다.

"바로 제품입니다. 제품들이 썩스(sucks)합니다. 이 제품들에는 더이상 섹스가 들어있지 않아요!"
- Inside Steve's Brain, p.16, Leander Kahney
상당히 드라마틱하지만, 잡스의 철학과 성격이 잘 묻어나오는 대목이다. 잡스는 이런 말도 했다.
"우리는 화면상에 보이는 버튼을 너무 멋지게 만들어서, 당신이 보면 혀로 핥고 싶어질 것이다."
- 2000년 1월 24일, 포츈(Fortune)지에 Mac OS X의 유저 인터페이스를 설명하며
머리속으로 한번 상상해보자.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제품과 섹스를 하고 싶을 정도인지. 이 제품의 구석 구석이 너무나도 잘 만들어져서 혀로 핥고 싶어질 정도인지 말이다.

실제로 Today Show에서 Meredith Viera는 맥북에어를 갖고 싶다며 혀로 핥는 시늉을 하기까지 했다.
자료 화면:


자그마한 버튼 하나를 디자인 할 때도 emboss의 정도라던가 색상, 크기, text주변의 패딩 정도, hover/onmousedown 때의 변환 등에 따라서 버튼의 '클릭감'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하지만 대충 적당히 하다보면 고만고만한 버튼들이 나온다. 조금만 신경을 덜 써도 순식간에 '평범함(mediocracy)'로 전락해버리는 것이다.

No detail is too minor

이는 모든 디자인, 모든 개발, 심지어 모든 마케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사소해 보이지만, 그 순간의 집중과 관심(attention to detail)에 따라, 실제로 들어가는 시간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결과물의 차이를 가져온다. 이것이 제품 제작 전체 기간에 걸쳐서 누적되면 효과는 복리로 돌아온다. 사소한 습관과 노력의 결합이 제품의 질, 소비자의 경험, 회사의 브랜드를 좌지우지 하게 되는 것이다.

일을 하다보면 지치거나 귀찮아 지기도 하고, 일정을 맞추려고 하거나 갈등을 피하는 과정, 혹은 기본적으로 장인정신이 부족한 경우에 많은 타협을 하게 된다. 나 역시도 너무 물러져버렸다.

다시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Only the paranoid surv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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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iriya 2008.08.07 0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흔히 말하는 쫄깃쫄깃한 조작감과 섹시한 디자인이 여기서 나오는군요. 저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었나봅니다.

  2. BlogIcon Dish 2008.08.07 1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날이 깨달아가는 건 역시 겉보기가 중요하다는 거 (...)

  3. BlogIcon mepay 2008.08.07 2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을 계몽시키기란 굉장히 힘든일이죠.

  4. 신면호 2008.08.27 0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신면호입니다.

    제 블로그에 남겨 주신 리플 보았습니다.
    다른 분들의 리플에서 퍼간다, 라는 말씀이 있기에 출처도 밝히고, 양해를 구하는 글도 올렸으나 허락 없이는 안 된다고 하시길래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BlogIcon 김동신(dotty) 2008.08.27 0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신면호님,

      아래는 방명록에 남겨드린 글과 같은 내용입니다.

      약간의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기존에 '퍼가요'라는 분들의 경우 일부를 담아가시는 경우나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명언들과 같이 저에게 저작권이 없는 글의 경우가 많았던 편입니다.

      제가 모든 경우를 다 확인하지는 못하지만, 면호님께서 댓글에 출처를 밝히겠다고 하셔서 시간이 남아 궁금해서 블로그를 구경할 겸 방문하였는데, 해당 글에 출처나 링크가 글 앞 뒤에 나타나있지 않아, 일방적인 펌으로 사료되어 댓글을 남겼던 것입니다.

      아무쪼록, 면호님의 블로그 활동에 부정적인 경험이 되시지 않으시길 바라오며, 한국에서도 건강한 블로그 문화 정착을 위하여 함께 마음을 써주시길 삼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

  5. BlogIcon 징검다리잡 2009.01.02 2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분야는 아니지만 느낀점이 많네요

  6. BlogIcon 송정현(기업가정신 세계일주) 2010.10.25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죠.

  7. BlogIcon 송정현(기업가정신 세계일주) 2010.10.25 15: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티님이 쓰신 글을 인용을 좀 했습니다.
    인용을하고 관련 출처를 도티님 글로 남겼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http://wet-entrepreneur.tistory.com/114

    인용에 대해 원치 않으시면 적절히 수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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