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복잡계 센터와 서울대, 연세대가 함께 하는 복잡계 강의 첫 날이 지났다.
오늘은 연대 사회학과 김용학 교수님의 강연과 SERI 복잡계 센터 김창욱씨의 강의 소개가 있었는데, 이러한 강연에서 매번 느끼지만 '청중의 수준'을 가늠하기는 매우 어려운 듯 하다. 복잡계에 관심이 있어서 평소에 혼자서라도 공부를 해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cliche마냥 친숙해진 개념들이, 이러한 강의를 통하여 처음 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가 어색하기 마련이다.
내려오는 길에 동천홍에 계시던 한 아주머니께서 책을 보고는 '복잡계가 뭔가요?'라고 물어보길래 어떻게 답변해야 적절하고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복잡계는 '종'으로 된 분야라기 보다는 다른 여런 학제간 분야가 얽히는 일종의 '횡' 방향의 분야이다. 마치 IT처럼. 그래서인지 복잡계를 방법론적 측면에서 설명해야 할지, 핵심 개념 몇 가지를 설명하면 될지, 아니면 한 분야의 시각에서 설명해야 할지 난처한 경우가 있다. 특히 자신의 관심사가 한 분야 이상에서 오는 것이라면 더욱더 욕심이 나는 법. 한번에 깔끔하면서도 충분히 전달되도록 설명하기는 힘든 것 같다.
나는 복잡계를 네트워크 과학 쪽에서 접근해서 보다가, 신경과학과 컴퓨팅, 그리고 나서는 생물학/진화론쪽에서 보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하는 설명에는 이런 저런 어휘들이 불균형하고 제멋대로 섞여있다. 이래서인지 한쪽 분야에서 다가 오는 사람에게 듣기 좋게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고, 그때 그때 가용할 수 있는 어휘와 개념들을 빌려다 쓰곤 하는데, 결국 충분히 사례를 들지 않고 개념적인 설명만으로는 전달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곤 한다. 빌딩블록이 없으면 개념을 추상화할 수 없게 마련이다.
Dining Philosopher :)
오늘 강연은 일단 기존의 사회과학의 메타이론적 줄기 - 구조주의, 기능주의 등의 측면을 살펴보고 새로운 과학으로서의 복잡계를 비교하며 설명하였다. 그리고 NetLogo나 CA(Cellular Automata)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면서 사례를 경험하게 하였다. 주요 키워드로 chaos, fractal, initial condition에 대한 민감성, pattern, self-organized criticality, scale-free networks 등을 제시하였고 중간 중간 설명으로 emergence나 local interaction 등도 설명하였다.
200명 남짓한 수강생들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랐다. 아니 언제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름 동안 어떠한 내용들이 소개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구하고자하는 단서들을 넉넉히 얻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Complexity Science 화이팅!!
아직 시중에 나오진 않았지만 '
복잡계 워크샵'이라는 책 추천. 대학원생들의 활발한 연구를 위하여 무서운 두께에 하드커버임에도 불구하고
1만 5천원이라는 가격으로 후려쳐서 출판된다. 복잡계 개론의 후속작 성격이라고 해야하려나. 이렇게 싸면서도 높은 퀄리티로 책을 출간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