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란 무엇일까?
여기서는 신앙적 의미나 염원의 측면에 아닌 개인간의 신뢰의 측면을 살펴보자.
심리학에서 사람의 안정에 대한 욕구를 나타낼 때 신체적 안정성 외에 예측 가능성과 통제 가능성을 들곤 한다. 즉, 다가올 상황에 대하여 자신이 예측할 수 있는 정도와 그 상황에서 자신이 얼만큼의 통제를 가지고 있을 수 있는가를 종합하여 안정성이라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은 흔히 일관성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들쭉 날쭉 하여 자신에게 해가 될지 이로움이 될지 모르는 사람을 반기지 않으며, 자신에게 보이는 모습과 남에게 보이는 모습이 다른 이중적인 사람도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 어떠한 사람을 '믿을만하다'라고 표현할때는 사실 종교적 차원의 무조건적 믿음이 아니라 1) '저사람의 행동과 사고는 비교적 일관성이 있어서 예측이 가능하고' 2) '저사람의 행동과 사고는 나에게 해롭지 않다'라는 조건이 충족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처음에 기초적인 믿음을 얻을 수 있다면 경험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조건인 반면 전자의 경우는 상황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사고를 예측가능하게 하려면 그 만큼 그러한 단서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편적으로는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 흔들리지 않는 눈빛, 상황에 따라 적절히 풍부한 감정표현 - 지나치면 가식으로 받아들이고 부족하면 미심쩍께 받아들인다 -, 외모 및 복장, 단정한 정도 등 여러가지 표면적 이유에 의하여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 외에도 평상시에 보여주는 모습에서 특정한 원칙을 토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들쭉 날쭉 하더라도 그것이 인간의 지성으로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패턴을 띄게 된다면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를 보면서 '믿을 만하다'고 하는가를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결국 가식이 없(어 보이)고, 솔직하(다고 느끼)며, 나에게 크게 해가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에게 믿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도 (불행히도) 꽤 표면적으로 조장이 가능할 것이다. Just World Belief를 가진 이들이라면 '그래도 믿음은 통한다'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아, 그래도 본인도 솔직한 마음은 믿음으로 통한다고 믿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