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태희가 귀국 후에 들려줬던 이야기인데, 곱씹어볼 수록 와닿는 부분이 있어서 기록을 위해서 남겨둔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리더십 교육을 하시는 교수님 중 한 분의 강의 중에 배운 내용이라는데, 대충 찾아보니 원래는 Hersey-Blanchard Situational Leadership인듯 하다(그림도 있는 버전). 그런데, 막상 실제 내용보다도 전해들었던 내용이 더 명쾌하고 공감이 가는 듯 해서 이 버전을 올려본다.
미국 학계는 주로 2x2 matrix로 그리는 걸 좋아하는 듯 한데, 사람을 크게 능력(competency)의 높고 낮음, 동기부여(motivation)의 높고 낮은 상태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그 사람을 어떻게 리드해야하는 가가 이 유형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는 것이 골자다.
- 능력이 부족하고, 동기부여도 안 된 사람: 일단 명령하듯 지도해야 한다. 자세하게 지시하면서 다소 강하게라도 해서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Directing.
- 능력은 부족하지만, 동기부여가 잘 된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는 학습이나 성취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으므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을 자세히 가르쳐주면 된다. 이른바 Coaching.
- 능력은 출중한데, 동기부여가 안 된 사람: 치어링을 해주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기운빠진 천재에게는 관심을 가져주고,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주며, 으쌰으쌰 해줘야 한다는 것. Supporting.
- 능력도 있고, 동기부여도 된 사람: 이런 사람은 크게 방향만 제시해주고는 내버려두면 된다. 방임이라고 할 수도 있고, 위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Delegating.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각 유형의 사람에게 다른 형태의 리더십을 행하려하면 모두 실패한다는 것이다. 즉, 능력이 부족하고, 동기부여도 안된 사람을 방임한다거나, 능력도 있고 동기도 부여되있는데, 사사건건 세세한 것을 통제하고 감시하려고 하면 숨통이 막혀오고, 의욕을 잃게 된다. 능력은 부족한데 동기부여만 된 사람을 마음대로 해봐라고 내버려두면, 사고만 치고 다닌다. 그렇다고 더욱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도 문제.
이렇듯, 각 유형에 알맞는 리더십을 발휘해 주어야 하고, 특히 자신이 주로 어떤 유형의 리더십에 치우쳐있는 지를 생각해보면 도움이 된다. 물론, 부하직원이니까 나에게 맞춰야지 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자신이 좀더 나은 리더로 성장하는데는 별로 도움이 될리가 없다.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습관처럼 하려는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상대방의 상황과 잘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하여 유연하게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상황대응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