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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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사내의 목표 설정 및 실행에 대하여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2007년 3월 LG주간경제 글이 눈에 쏙 들어 왔다.

성과 목표 설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에 "스트레치 목표"라는 것이 있다.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힘들 정도로 높게 설정한 도전적인 성과 목표를 "Stretch Goal(스트레치 목표)"라고 하는데 이는 GE에서 잭웰치가 활용하여 주목을 받게 되었다. 우선 "주인의식"의 정도와 "현업과 경영의 거리"에 따라 성과 목표를 높게 설정하는 것의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도한 목표"를 개념만 빌어와서, 사업부장이 "사장님 올해 저희 사업부는 전년대비 50% 정도를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라고 하면 사장은 앉아서 "그래가지고 되겠어? 올해는 100% 정도는 성장해야하네. 목표를 조정해보게." 라며 속으로는 '우리의 5개년 목표를 달성하려면 올해는 적어도 80%는 되어야 할텐데, 100% 정도는 목표로해야 어케든 80%은 나오지 않겠나' 하고 마음 먹는 것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사실 엄밀히는 틀린 말은 아니다. 스트레치 목표의 궁극적인 목적도 "매우 높고 힘든 목표를 부여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기존의 업무 관행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일하도록 하여 보다 높은 성과를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유의해야할 점과 참고할 만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먼저 성과 목표는 대부분 상명하달 식으로 전달되거나 정량화되기 때문에, 목표 달성만을 위하여 비윤리적 관행이 암암리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과, 일단 "밀어내기" 식으로 숫자를 어떻게든 채우는 데 급급해지는 것이다. 거기에다 목표가 현업의 상황과 너무 멀어지면 (어느 정도 멀어져야하는 데) 오히려 도전의식이 꺾이고 좌절감이 증가하는 문제도 생긴다.

조직 구조 상으로도 사업부제를 택한 곳에서는 대부분 사업부 별로 목표 관리와 인센티브 제도가 구성되기 때문에, 부서간의 협업 보다는 부서 이기주의가 나타날 우려도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스트레치 목표의 궁극적인 목적이 "창의적 사고와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인데, 목표 미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시도는 커녕 일단 80%라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든 쥐어짜보자, "하던 거나 잘해" 등의 분위기가 고착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주의하고, 다음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좀더 효과적인 성과 목표의 설정과 관리가 가능하다.

  1. 스트레치 목표는 개념 그대로, 쉽게 달성하기 힘든 어려운 목표이다. ...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에 대해 비난하거나 처벌하지 마라.
  2. 현실성 있는 스트레치 목표는 자신감을 주지만, 성취할 수 없을 정도의 목표는 구성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거나,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 목표 수립 과정에서 구성원을 참여시켜 목표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3. 구성원들은 이미 자기 능력의 한계에 다다를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 여기에, 또 다시 엄청난 스트레치 목표를 부여하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적절한 지원과 패자부활의 기회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4. 구성원들이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일에 대해 스트레치 목표를 부여했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나 도움도 함께 제공하라.
  5. 구성원들이 무조건 '열심히 일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스트레치 목표의 목적은 아니다. ... 창의적 사고와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다.

자료: Stretch Goals: The Dark Side of Asking for Miracles, Fortune ,1995. LG연구자 수정

결국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의 접점을 찾아내고, 그 목표를 정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을 참여(involve)시켜서 함께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비록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기존과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방식에 도전하였다면 이에 대하여도 인정과 보상이 따라야 한다. 이는 얼핏 보기에는 "결과 중심의 경영"과는 배치되는 듯 하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도전과 실패를 장려하고 지원해주는 분위기가 있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지속적 혁신을 잘 이루어 낼 수 있음은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목표에 대해 너무 쥐어짜진 나머지 중간 관리자가 "하던 거나 잘해라" 같은 식의 말 한마디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꺾어버리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 Image courtesy of pierodemarc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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