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버 Dau+ver. 이름만 봐도 뭔가가 떠오르지요? :)
지난 여름 파프리카랩에서 인턴을 마치고 미국 버클리에 정보과학(Information Science) 전공으로 유학을 간 식구, 박현우군이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뚝딱뚝딱 만든 재미난 서비스입니다.
사실 이런건 만든 사람의 철학을 직접 듣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기에 원작자의 글은 뒷편에 소개하기로 하구요, 먼저 가볍게 세 곳정도만 살펴보았습니다.
다우버의 검색 서비스는 여러 포털과 검색 엔진의 API를 이용하여 cross-통합 검색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아직 손볼곳이 많아보이지만, 한방에 여러 곳을 동시에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나름 편리한 기능인 것 같습니다. 로고의 친숙함(?)도 눈에 들어오는군요.
다우버에는 이런 저런 서비스가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아고라베스트, 뉴스, 자료검색 등.. 어린이 수학이라는 것이 보여서 눌러보았습니다.
위의 문제가 어째서 어린이 산수인지는 모르겠지만.. (-_- 아 어렵..?!) K모수학처럼 문제집을 손쉽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길게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위의 동영상을 보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싶어서 "어린이산수"라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구구단 등 간단한 산수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위의 아이들이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환경에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공부방에서 교재로라도 출력해서 쓸 수 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전에 한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20대 엄마가 생활고로 자살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유서에 나온 "먼저 가서 미안해. 신발이 작아 발이 아프다는데도 사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구절을 읽는데 가슴이 꾹 막히고 콧등이 시큰해졌습니다. 마치 제 어머니의 목소리로 그 말을 듣는 것 같더군요. 보통 미안해 하실 때 하시는 그 목소리로요. 우리가 하나의 이름 아래 살고 있는 국가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이란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해 보았고요. 유서에서 나왔던 "신발"이란 단어는 "아이템풀"이나 "눈높이 수학"과 같은 단어로 바뀌어 들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 서비스가 그런 작은 고충에라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009년 1월 11일
이름 없는 학생 올림
유학을 준비하거나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유용한 사전 + 단어장 기능도 있습니다:
밑에 있는 "단어의 뜻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에서 한번 털썩. (사전은 훼이크다?!)
파프리카랩에서 함께 한 짧은 인턴 기간이었지만, 먼 곳에서도 실천을 이어가는 현우군에게 큰 박수를 보내봅니다. 화이팅!
아래는 창작자 본인이 개인적으로 알려준 다우버 소개 중 일부를 정리하였습니다:
우선 다우버 전체 프로젝트를 생각해 본 계기는 국내 인터넷 산업이 너무 경직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부터였어요. 특히 외국에 나와서 생활하다보니까 느껴지더라고요.
미국의 인터넷은 정말 고래와 새우가 함께 공존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 이유는 인터넷의 거대 공룡 구글이 결코 컨텐츠를 직접 서비스하는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고 보거든요.
구글은 판만 깔아주는거죠.
구글은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와서 뛰어 놀 수 있는 판을 검색엔진이라는 기능을 통해서 깔아주고, 그와 함께 여러 중소 인터넷 벤쳐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상상력과 조합력으로 무궁무진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 놓습니다.
복잡계에서 얘기하는 창발의 전제조건, 혼돈의 가장자리에 인터넷 산업이 놓여 있는 것이지요.
그에 반해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은 어떻습니까.
N사와 D사의 포털이 정보 중개자를 넘어서 정보를 편집하고 컨텐츠를 수집하는 역할까지 모두 떠 맡고 있습니다.
물론 구글도 정보를 편집하지요. 하지만 구글은 기계적 알고리즘에 의해서 검색의 순위가 매겨질 뿐, N사나 D사 같이 대문을 당사의 의지대로 편집하지 않지요.
(최근 N사는 대문을 개편하면서 이런 모습에서 탈피하기 시작했습니다만.)
이는 사실 정보를 중개하는 "포털"이 아니라 전통적인 "언론"의 역할에 더 가깝습니다.
아젠다를 세팅해 버리는 것이지요.
이래서는 중소 인터넷 기업들이 아무리 독창적이고 유용한 서비스를 들고 나와도 N사와 D사의 눈에 들지 않고는 최종 사용자 (End User)의 관심(Attention)을 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어차피 N사와 D사의 관점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만 주로 노출이 되니까요.
이 결과는 무엇이냐?
세계 최초 지식 검색 서비스, 세계 최초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만들어 냈던 그 톡톡튀던 우리 나라 인터넷 산업의 탄력이 죽어버렸습니다.
지금은 D사에서 스트리트뷰를 이제 한다고 하는데, 이미 구글에서는 우리 나라 보다 훨씬 넓은 미국에 대해서 몇 년 전에 시작한 서비스 입니다.
이제 따라가기에 급급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인터넷 생태계도 보다 기계적으로 중립적인, 말 그대로 "정보중개자"의 역할을 하는 사이트가 필요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판을 깔아줄테니 춤은 각자 춰봐라' 라고하는 주체가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판에 뛰어 들고 우리 인터넷도 진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우버("Dau"? + ??"ver")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시작해 봤습니다.
기존 인터넷 생태계에 자극을 주고 싶었습니다.
사용자들에게 '이렇게 "기계적으로 중립적인" 정보 중개자가 네이버와 다음과 달리 여러분에게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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