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Hydraulics는 상당히 흥미로운 형태의 기업이다. 시가총액 1억7천만불(2천2백억원)의 공개기업인데 유압관련 기기를 생산한다. 1970년에 설립된 이래로 흑자인 이 기업은 전 세계에 6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1천명 정도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특이한 것일까?
- 조직도가 없다.
- 직책이나 직급, 혹은 직군(!)이 없다. (최고경영진만 예외)
- 성과 측정이 없다.
- 성과급이나 복리후생 등이 없다.
- 정기 회의가 없다.
- 자본/비용 지출에 대한 결재 승인 과정이 없다.
- 목표가 없다.
- 사무실이나 높은 파티션이 쳐진 공간이 없다.
- 만약 동료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면, "경영진"도 받아들인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별다른 관리과정이 없다.
- 모든 직원은 각자 자신이 해야할 일/있어야 할 곳을 스스로 찾아다닌다.
그렇다고 요즘에 유행(?)하는 린(Lean) 경영과도 다르다.
- "카이젠" 같은 것은 없다. 그냥 모두가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며, 다른 동료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시켜야 한다.
- 5S (정리,정돈,청소,청결,질서) 같은 것도 없고, 공장 바닥면에 나사로 고정된 장비도 없다. 이런 것들은 "즉각적인 변화"를 억제한다고 여긴다.
- 이들은 MRP(Material Requirements Planning)을 사용하며 컨베이어 벨트 위에는 WIP(work in progress) 제품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적용할만한 곳"에는 간반시스템으로 전환 중이라고는 한다.
이 기업의 만트라는 "옳은 일을 해라(do the right thing)" 이다. 이러한 형태로 어떻게 이정도 규모까지 클 수 있는 걸까? 이들은 사람을 고용함에 있어서, 어떤일을 해야할지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한다. 그들은 성장으로 인한 문화적 측면이나 새로운 공장, 그리고 늘어나는 사람들의 "관리"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인정한다.
어떤 사람이 이 기업의 문화가 그들을 $170M의 규모로 키워주었는지, 혹은 반대로 그들이 $170M 규모에서 정체하도록 하였는지를 묻자, 그들의 답변도 재밌다: "알 수 없다."
이 기업에는 한 개의 명예직이 존재한다: 플랜트 매니저(Plant Manager).
여기서 플랜트는 공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천장에서 아래로 걸려있는 "식물(plant)"을 의미한다. 흥미롭지 않은가?
Source: Evolving Excell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