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가 해야할 일 중에는, 앞에서 끌어주는 역할과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이 있다.
앞에서 끌어주는 일에는 시장의 오늘과 내일을 이해하며 그에 맞는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일, 조직의 원칙과 철학을 세우고 조직원들의 공감과 실천을 이끌어 내는 일, 그리고 깃발을 휘날리고 북과 장구를 치며 동기를 부여하는 일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리더십은 대부분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리더십을 매니로서의 역할과 리더로서의 역할로 나누어 생각해 본다면,
전자는 조직의 구성원이 지닌 고유의 차이점들을 이해하고, 각자의 최선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면, 후자는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는 공통점을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사람들을 모아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전자는 사람들을 아는 것, 다시 말해 "People Skill"이라고 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후자는 사람들을 꿰뚫는 통찰과 함께 그 연장선 상에서 미래를 그릴 수 있는 "Vision"이 중요해진다.
전자를 잘 하지 못하면, 주체성이 높은 인재를 훈계하며 통제하려 하고, 실력이 부족한 인재를 북돋아 주기만 하며, 열정이 사라진 인재에게 지시만 하려 하고, 모두 부족한 사람은 내버려 두게 된다.
그렇다고 후자를 잘 하지 못하면, 사람 좋다는 소리를 듣지만, 상황에 따라 갈팡 질팡 하게 되며, 경쟁자의 그림자만 보고도 줄행랑을 치고, 뒤로 가려는 소를 앞으로 끄는 겪이 된다.
시중의 많은 책들이 이러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이러한 일들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 바로 뒤에서 보이지 않게 밀어주는 역할이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자신이 맡은 업무나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전진함에 있어서, 환경을 조성해주고, 앞을 가로 막는 방해물들을 거두어내는 일이다.
또한 조직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일들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본연의 업무와 추진력을 방해받지 않도록 이면에서 부단히도 노력하는 일이다. 이러한 것들을 staff업무라고 하기도 하고, 기업에서는 흔히 경영지원 조직 등에서 맡아서 하게 된다.
전쟁에서 싸우는 것은 장수와 병사들이지만, 군수물자의 보급이 원활치 못하면 전쟁은 필히 패하게 마련이듯, 조직을 생동하게 하는 것은 구성원들이지만, 그러한 구성원을 뒷받침해주는 힘이 필요하다.
조직의 경영자는 이렇게 앞에서 끌어주는 역할과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 사이의 균형점을 잘 찾아내고, 이를 스스로 잘 이행하고 있는 지를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항상 경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