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일을 하다보면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 중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거나, 조직 간의 갈등이나 이해구조를 조절해야하는 사람을 통하여 흔히들 말하는 리더십에 대하여 이런 저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특히 두 조직간의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협상해야하는 거멀못 같은 역할을 해야하는 사람의 경우 두 가지 정도의 유형의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최대 공약수형 리더십

양쪽 조직으로 인하여 많이 지쳐있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가장 안정적인 선택을 하게 마련인데, 예를 들어 엔지니어 조직과 마케팅 조직 사이를 조율해야하는 경우에 많이 볼 수 있다.

오래 전에 첫 사회 생활을 하던 시절, 항상 영업조직과 기술조직은 으르렁 거리는 구석이 있었다. 이는 꽤 시간이 많이 지난 오늘날 조차도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다. 한쪽에서 영업을 열심히 해왔는데 기술조직의 탓(?)으로 계약한 고객이 해지하면 영업팀의 인센티브도 도루묵이 되는 구조였다. 그런데 기술조직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현실적인 기술상의 문제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주로 아쉬운쪽(?)에서 협상을 시도하게 마련인데, IT쪽에서는 특히 기술조직의 교섭력이 막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건 불가능합니다' 정도의 이유와 적당한 기술적 용어의 나열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중간에서 이를 조율하고 조직의 목표를 위하여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이러한 기술의 뒤를 꿰뚫지 못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무엇이 어렵고 무엇이 협상가능한지에 대한 지식과 경험 기반이 부재하면 사실상 논리적으로 반박은 물론이요, 감정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인간미로 밀어부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로 가득한 상황 속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다보면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듯, 기술적 어휘나 분위기, 상황에 대하여는 적응하고 분위기를 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영향을 미칠수 없다는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자신 나름의 협상의 기준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그리고 이는 결국 양쪽 조직의 이해 관계와 감정적 장벽의 최대 공약수 지점을 찾는 것이다. 상대방(주로 교섭력이 높은 쪽)이 짜증낼 것은 이쪽에서 미리 잘라내고, 이쪽에서 짜증낼 건 상대방과 미리 조율을 해두는 방식이 된다. 이는 실제로 능력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개발조직과 경영조직의 대립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개발팀장의 훌륭함은 위 경영조직의 요구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방어해내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정도는 비약이다. 아마 이상적으로는, 주어진 자원을 토대로 목표하는 바를 정해진 시간 내에 최대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구현해내기 위하여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훌륭함의 조건일 것이다.

이러한 최대 공약수형 리더십의 경우, 주로 단기적인 실적과 타협, 그리고 자신의 '최대공약수'의 시야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자원이 한정되어있고 주어진 자원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치의 총량은 '현실적'으로 정해져있다는 가정을 한다. 물론, 조직의 특성에 따라서 최대공약수형 리더가 환영받기도 한다. 일단 좀더 편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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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공배수형 리더십

최소 공배수형 리더십은 조금 이상적이다. 운이 좋게도 이러한 리더와 함께 일했던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위와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이 리더의 특징은 1) 실제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경험했었고 2) 양쪽의 요구의 중간점을 찾기 보다, 양쪽을 각각의 입장에서 들어주고 상대방의 목적을 설득하고자 하는 대상의 입장의 언어로 다시 가공하여 동기부여를 하였다는 점이다. 2)는 물론 1)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 경우가 많다.

이해당사자들에 대하여 실제 지식과 체화된 경험을 토대로 감정적, 이성적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상호 신뢰가 형성되었다. 한쪽이 상대방을 비방(?)할 경우 적당히 맞장구 쳐주면서도 상대방의 입장도 교묘하게 전달을 한다. 그리고 중간에서는 양쪽 입장이 서로에게 잘 맞물리는 부분, 방향이 함께 맞춰지는 부분들을 고민하여 끼워맞추는 작업을 한다.

오히려 최대 공약수형 리더십보다 더 쉬워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훨씬 더 어렵다. 그만큼 양쪽의 이해 관계와 문화, 그들의 언어, 그리고 실제 업무에 대하여 깊이 꿰차고 있어야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깊은 경험에서 나오는 이해와 본질적 통찰, 그리고 사람에 대한 포용력과 인내력을 두루 겸비하고 있다. 이러한 리더는 현실적인 자원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사람들이 동기를 부여 받고 적절히 서로를 위하여 노력하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고, 조직 전체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러한 사람이 많지는 않고, 또 단기적으로 드러나지도 않기 때문에 알기 쉽지 않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조직이라면 주변을 잘 살펴보면 이러한 사람이 한 두명 쯤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


물론 우리는 최소 공배수형 리더십을 지향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의 풍파 속에서 찌들다보면, 그리고 자신이 잘 모르는 세계와 마주쳤을 때 자신의 입장을 지키기 위하여는 대부분 자의던 타의던 최대 공약수형 리더십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이를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한다.


photo by Jaw ElMasha3er, coldta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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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ickup 2007.02.06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말씀이십니다~ 젊을 때는 리더쉽보다는 그 사람의 능력, 스킬이 중요시 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사람의 리더쉽이 요구되는 게 현실인데요. 나이를 먹고 회사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까지 올라갔을 때 어떤 리더쉽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것인지 아니면 거기서 그만두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 BlogIcon 김동신(dotty) 2007.02.21 12: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사람들을 매니지해야하는 위치에 갈 수록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의 능력을 포용하고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이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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