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블로그를 돌아다니다보면 기승전결이건 서론-본론-결론의 형태를 갖는 컬럼, 논문, 이야기 등 일정한 수준의 완결성을 갖는 글인 경우가 있고, 우리가 일상에서 친구나 선배에게 상담하듯, 완결성보다 질문이나 화두를 던지는 형태의 대화형 글이 있다.

그런데 곰곰히 보다보면 많이 읽히는 것이 항상 많은 반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반면, 글 자체가 별 내용이 없더라도 매우 많은 반응을 끌어내는 글들도 있다. 이러한 글이 앞의 두 종류 중 후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오프라인 중심의 사회에서는 특정 글이나 책이 널리 알려지면 사람들이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하곤 했지만, 이러한 형태의 지엽적인 대화는 자기조직화 힘을 갖기 힘들기 때문에 와해되어 버리곤 했다. 반면에 영향력있는 컬럼니스트는 영향력이 있는 글/책에 대하여 공개적인 채널(신문, 잡지 등)을 통하여 또 하나의 '완결성'있는 글로 피드백을 했다. 매우 드물게 사회적 운동이라던가 어떠한 집단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술 잔위에 흩어지는 안주의 길을 따랐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블로그 같은 개인 미디어가 확산 됨에 따라, 그렇게 일방향의 소통이었던 것들이 커멘트나 트랙백, 혹은 또 다른 포스팅 활동 등을 통하여 A -> B -> C -> D의 끊임없는 대화의 사슬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러한 대화가 사람들에게 긍정적 피드백을 통하여 자기조직화를 이끌어내기도 하는 듯 하다. 이제는 완결성있는 대화만이 영향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질문과 답변, 그리고 행동을 이끌어내는 연결고리를 갖는 대화형 글들이 많이 부각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이어갈 수 있는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것 말이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또 다른 포스팅 활동의 매우 적극적인 형태의 소통을 유도하거나, digg에 추천을 올리고 del.icio.us같은 곳에 즐겨찾기를 추가하는 등의 간단한 행동의 소통을 유도하게 된다.

이것은 기존 매체가 소통하는 방식에 변화를 이끌어낼 수 밖에 없는데, 이전에는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 같은 내용이 이제는 아래에서 자기조직화를 하여 다시 위로 역류할 수 있는 마당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매체의 체면과 권력을 위험에 빠뜨리면서 까지 이러한 변화를 적극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photo by c0y0t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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