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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전만 해도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한다는 것은 '머릿속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누구나 그러한 미래가 다가올 것이라고 이야기하고는 있었지만, 현실은 아직 요원해 보이기만 했다. 시간을 앞으로 돌려서 2008년으로 와서 보더라도, 모바일 인터넷은 여전히 WAP과 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라는 동그란 버튼 속의 굳게 닫힌 정원속에서 상위 메뉴를 차지하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얼룩져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도 환경과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대대적인 지각 변동의 초두에 놓이게 되었다.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보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프라, 그리고 투자 추세의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에서 한번 주욱 살펴보자.

우선, 기기 부문에서는 아이폰(iPhone)으로 시작된 풀브라우징(full-browsing) 및 터치인터페이스 트렌드의 확산이 산업을 이끌어가는 주요 동인 중 하나로 떠올랐는데, 아이폰은 출시 6개월만에 4백만대 돌파, 현재까지 5백40만대가 넘게 팔리는 성과를 거두었고, 이에 따라 내장된 웹 브라우저인 모바일 사파리(mobile Safari)가 거머쥔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도 50%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이미 상륙하였다. 삼성전자의 햅틱폰은 출시 후 몇 주안에 10만대를 초월하였으며, 지난 한달 동안에만 12만대가 판매되었고, LG전자의 터치웹폰(아르고폰)도 지난달 13만대 (LG전체휴대폰 판매량 66만대)가 팔렸으며, 이를 뒷받침 하는 모바일 인터넷 요금제인 OZ(오즈)도 17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기기 및 요금제 등 전반에서 환경과 시장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아직 시장에서 널리 수용되기에는 이른 버전의 제품들이라고 느껴지지만, 이는 시간 문제라고 판단된다)

LG전자의 아르고폰


삼성전자의 햅틱폰


또한, 최근에 Nvidia가 발표한 모바일 기기용 칩셋인 Tegra는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 측면의 발달을 한층 가속화시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의 이용자 경험도 머지 않은 시일에 크게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래 시연에서 볼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쾌적한 동작은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덧붙여서, 플래시 메모리의 발달로 인하여 모바일 기기들의 저장공간이 이미 기가바이트(GB) 단위로 급증하고 있어서 풀브라우징과 동영상, 3D 게임 등, 상대적으로 고용량을 필요로 하는 기능들도 현실에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아이폰으로 인한 영향력은 단일 제품을 넘어선 추세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구글 검색의 경우만해도 아이폰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검색량이 타 모바일 기기의 50배를 상회하면서, 내부 엔지니어들은 로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하여 다시금 확인을 해야했던 해프닝이 있었을 정도로, 모바일 웹의 사용성이 증가된 휴대폰이 가져오는 영향력을 실감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모바일 웹 사용량의 증가는 구글만이 누리는 혜택이 아니다. 아이폰 이용자들의 84.8%가 뉴스와 정보를 접근한 적이 있으며, 60%가 검색 엔진을 이용하고, 30%가 모바일 TV나 동영상을 시청하였으며, 74%가 음악을 들었다고 하여 기존의 다른 휴대폰 사용자보다 압도적을 높은 정보 이용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제 이틀 후로 다가온 WWDC 2008에서 발표될 3G iPhone은 42개국에 발매가 될 예정이어서, 이러한 아이폰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웃나라이자 모바일 강국인 일본에서는 Softbank가 판매 채널로 결정되었다.

이미 일본에서는 널리 자리잡히고 있는 양상이지만, 개방된 모바일 사이트를 통한 인터넷 이용량이 이통사 소속의 폐쇄망에 갇힌 웹보다 더욱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3G 가입자에 와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풀브라우징 가능 기기와 함께 Mobile Safari나 Opera Mini와 같은 고성능 모바일 웹브라우저가 점차 대중화 됨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웹 브라우징의 대상이 되는 사이트들도, 풀-웹이 전체 트래픽의 77%를 차지한 반면, WAP은 23%에서 그쳐서 풀-웹으로의 움직임은 이미 주류 시장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부문에서는 구글이 최근에 시연한 Android 플랫폼도 이러한 풀브라우징과 모바일 인터넷의 현실적 성장 잠재력을 잘 나타내고 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이용한 Street View 시연:


이러한 기기의 보급, 소프트웨어의 발달과 함께 인프라의 성장도 주목할만하다. 전 세계적으로 2G 혹은 그 이하에 해당하는 휴대폰 기기의 보급량이 29억대정도인데, 3G급의 기기의 보급이 3억대 정도로, 현재는 10%이지만, 2009년을 기준으로 20%가 넘어갈 전망이어서, 메인스트림 시장으로의 변곡점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KTF의 SHOW와 SK Telecom의 T Live등이 시장의 수요를 앞지를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3G 인프라의 확산을 앞당기고 있다. 아직 모바일 웹의 사용량이 저조한 국내에서는 3G의 실효를 체감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도 없지 않다.

이 외에도 데이터 이용료의 성장도 괄목할만한데, AT&T 같은 경우 데이터 이용료로 인한 매출이 연간 5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잠재적인 시장으로 모바일 인터넷의 이용자 규모도 현 PC 인터넷의 2배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를 낙관적 견해라고 가정하더라도, 현재는 미국이 3천만 이용자(PC웹은 1.5억), 영국이 5.7백만(PC웹이 3천만)으로서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까지 성장하였고, 현 선장세를 감안하면 잠재적으로 1:1의 비율로 까지는 성장할 것으로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에는 모바일 인터넷(풀브라우징은 아님)의 인구수가 PC웹의 인구수보다 더 많다는 것도 널리알려진 사실이다. 작년에 MediaFlock에서 다룬 적이 있는 모바게타운의 경우도, 올해까지도 경이로운 성장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데, 모바일 강국 일본에서 다가오는 모바일 웹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머나먼 미국쪽을 살펴보면, 현재 실리콘 밸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 사이에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에는 모바일 인터넷이 꼭 들어간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소셜네트워킹이 모바일 웹의 주요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에 오페라에서 발표한 설문결과에 의하면, 12백만 오페라 미니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전체 트래픽의 41%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로 간다고 한다. 북미, 남아공,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져서 60%의 트래픽이 소셜네트워킹으로 쏟아져 들어간다.

전 세계적으로도 현재의 5억 명에 달하는 모바일 소셜 네트워킹 유저수가 2012년에는 거의 두배에 달하는 9억명까지 성장할 전망도 나오고 있어서 모바일 웹 서비스 부문에 대한 많은 기대감이 느껴진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Vodafone은 아직 beta단계에 불과한 모바일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Zyb.com을 48.7백만 달러에 인수하기도 하였다. 모바일에 대하여 여기저기서 열띤 기운이 만연하다보니, 인터넷 분야의 저명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인 Joi Ito는 그러한 모바일 인터넷 Hype 대한 경계와 이통사라는 권력구조에 대한 현실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였다.

주요 수익 모델 부문을 살펴보자면, 모바일 광고 시장이 매력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규모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으로 유명한 AdMob은 2007년 3월에는 월 5억회의 광고 노출을 기록하였는데, 그로부터 1년후에는 월 25억회의 광고 노출로 Y/Y로 5배 성장하였다.

주요 시장별, 지역별 모바일 트래픽 증가 추이

비교를 위하여, 일본의 모바일 시장을 보면 2006년에 모바일 광고 시장은 330백만 달러 규모였던 반면, 콘텐트 부문(ringtone, song-tone, games)은 22억 달러, 커머스 부문은 47억 달러의 규모였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모바일 전체 시장은 광고 외에도 큰 영역들이 많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기업들의 매출 구성 vs 모바일 부문

2005년 기준으로 상위 10개 PC기반 인터넷 회사의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총 42조원으로 61%가 상거래, 36%가 광고, 3%가 지불(예: subscription)로 나타나는데, 같은 해에 모바일 부문은 훨씬 잘개 쪼개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해 당시 총 19조원의 시장 규모(SMS/MMS제외, 포함시 총 74조원 규모로 74%가 메시지 시장)로, 35%가 개인화(ringtone, wallpaper, screensaver), 24%가 기타 정보 및 인포테인먼트, 16%가 검색, 10%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10% 게임, 4%가 음악 및 동영상, 1%가 도박으로 구성되어있다. PC기반의 인터넷 시장이 모바일 인터넷 시장보다 조금 더 성숙된 모습을 갖추었다고 가정하였을 때 특히 상거래부문에 대한 발달이 많이 기대된다.

현재 북미 기준으로 주요 모바일 방문 사이트는 Cragslist나 eBay, MySpace, Facebook, go.com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이 PC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웹사이트이지만, 모바일을 통한 방문 수치가 상당히 높은 점으로 보아, 모바일 상거래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 또한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무제한 데이터 이용 요금제의 경우, 북미 스마트폰 이용자들 중에는 10%가 이에 가입한 상태인데, 아직 비율면에서는 작아보인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의 확산을 가로막는 no.1 이유가 높은 가격이라는 점에서 무제한 데이터 이용 요금제의 확산히 중요한 선결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이 북미 스마트폰 시장을 2007년 4Q에 27%, 2008 1Q에 19%를 차지하면서, 대부분이 무제한 데이터 이용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과, 스마트폰 시장이 북미 휴대폰 시장 전체의 17%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전세계적으로는 스마트폰 시장이 연간 72%의 성장세를 보이는 점과, 2012년까지 연 평균 30%를 웃도는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할 때, 기존의 휴대폰에 스마트폰의 기능이 스며들고, 또 스마트폰 자체가 대중화되는 등의 추세에 따라 전체적인 모바일 웹 시장의 성장을 위한 기반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 이용자들의 사용을 가로막는 이유로 2위가 느린 속도, 3위가 불편함(불편한 것에 비해 효용이 떨어짐)인 점을 꼽아 보았을 때, 앞서 언급한 3G폰과 인프라의 확장, 그리고 풀브라우징 및 향상된 인터페이스가 핵심적인 이용 장벽을 차례 차례 낮추어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용량 부문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브라우징도 연간 89%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페이지뷰는 연간 127%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추세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의 1세대 풀브라우징 기기와 소프트웨어가 완전한 대중화를 위하여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뒤를 바짝 좆고 있는 2세대 기기들(엄밀히는 1.1세대 정도)의 지속적인 등장과 휴대폰의 패션화로 인한 회전율 상승 등이 이러한 대중화를 앞당겨 줄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은 버전 1을 보고 사용하지만, 기업가와 투자자들은 버전 1을 보면서 버전 2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실제로 쓸만하게 나오면 어떠한 파급력이 생길까", 또 "거기까지 가는데는 얼마만큼의 시간과 자원이 필요할까"와 같은 질문들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요즘 인기가 상승중인 지역기반 모바일 SNS인 BrightKite

모바일 기기와 웹이 갖는 특수성인 실시간성(real-time), 항상 켜짐(always-on), 지역성(locality; GPS나 iPhone에서 선보인 기지국 혹은 WiFi hotspot 위치의 triangulation을 이용한 실시간 위치파악) 등이 반영된 서비스들의 등장이 앞다투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북미에서는 지역 중심의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BrightKite와 같은 모바일 SNS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비즈니스 사이드에서도 최근 ComScore가 애널리틱스 서비스인 M:Metrics를 44.3백만 달러에 인수하는 등, 기업들을 위한 인프라 및 비즈니스 플랫폼에 대한 인수합병도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및 엔터프라이즈 부문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도 상당한데, IBM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의 시장만해도 2011년 경에는 80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다.

이상으로 간단히(?) 살펴본 바와 같이 모바일 웹과 인터넷을 둘러싼 환경과 시장의 변화가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커다란 미래의 파도가 우리를 향해 밀려오고 있으며, 이 기회를 잘 파악하고 잡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모바일 산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하여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시장을 세분화하여서 콘텐트 시장이나 커머스 시장, 정보 유통 시장, 이통사 부문 등을 상세히 살펴볼 필요도 있는데, 이는 추후에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자. 글이 더이상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이쯤에서 끝.

Images courtesy of MarkKelley, Gaetan Lee, duncandavidson, respecti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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