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당기는 맛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격장에 방문했다. 무언가 정교하게 정확하게 빨리 해야하는
게임일에 집착하는 편이라, 간만에 새로운 취미를 발견해볼까 하는 마음에 근처
롯데월드 실탄사격장이라는 곳에 방문했다.
그런데 1라운드(10발)에 자그마치 2만원. 소위 커플요금이라는 것의 경우 1인당 1만 5천원이다. 이건 총을 종이에 쏘게 해주고 돈으로 살인하는 셈이다. 회당 1만원으로 할인해주는 대신 연회원권 50만원을 구입하겠다는 것은 초심자에게 비현실적인 제안.
그렇지만 2라운드를 뛰었다. 초등학생시절의 로망이었던 베레타와 카운터스트라이크 덕분에(?) 십자드라이버마냥 반가운 글록.
김크루즈입니다.
홈페이지의 "최신시설과 완벽한 안전시스템"이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이곳은 눈 보호용 고글없이 탄피가 머리위로 튀어다니는 전쟁터.
대한민국 남자라면 피하려고(?)해도 몇 번은 쏴야하는 소총과 달리, 권총은 좀더 경쾌한 손맛이 있다. 마치 와인처럼 총 마다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화력과 반동, 트리거감, 소리의 경쾌함, 조준점의 섬세함 등이 각기 다르다. 베레타가 좀더 부드럽게 감싸안듯 잡히고, 안정감이 있다면, 글록은 좀더 투박하고 거친 맛이 있다.
아무 생각없이 마구 당기다보니 뒤에 코치님 말씀이 "한 호흡에 다 쏘기엔 힘드실 거에요"... 다쏴버렸다. 변기에 물내려가는 속도로 1만 5천원이 사라지고, 나에게는 구멍만 숭숭 뚤린 종이 한 장만 남았다. 글록으로 한 라운드 더 뛰고 내려왔다. 점수도 쓸만하게 나와서 (가격만 빼고는) 취미로 갈고 닦기에 최고다라는 생각이.
글록은 새총의 느낌이 강한데...
나만의 총을 손질해서 최고의 상태로 주 3회씩 10라운드씩 뛰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잠시.
아무튼 즐거웠다. 나중에 한게임 뛰실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