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오래전 이야기다. 학창 시절 동아리에서 무언가 기념품으로 만들어서 졸업한 선배들에게 드린 (이라고 쓰고 팔았다라고 읽는다) 적이 있는데, 그때 모 선배가 "제대로 한거야? 뭘 하던 할거면 제대로 해야한다"라고 했던 말이 뇌리에 각인이 되었다. 사실 참 당연한 말인데도, 당시에 그 말이 기억에 남은 건 내 안의 어떤 "감정"과 공명을 했기 때문이리라.

시간이 흘러 일을 하면서 매순간 아주 작게, 아주 찰나의 순간에 약간씩 타협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건 꼭 의식적인 행위 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단지 약간 "귀찮기 때문에" 정말이지 의미없을 정도의 차이로만 좀 대충하게 되는 그런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나 뿐만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서 순간 순간 약간씩 발생하여 결과에 누적이 된다.

그렇게 하여서 탄생하게 되는 제품이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대부분의 그저그런 제품들이다. 어떻게 보면 적당히 원가를 들여 적당히 만든 것들이다. 알고보면 뛰어난 사람들이 적절한 예산과 적절한 기간에 만든 것들일 게다. 그런데 고객의 입장이 되는 순간 굉장히 단편적으로 판단하게되고 즉각적이며 비판적인 도마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건 걍 그렇다" 정도의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는 사실 커다란 의사 결정 못지 않게 무서운 게 이러한 작은 의사결정과 자그마한 타협들의 누적이다. 이는 마치 이자율 5%와 10%의 차이처럼, 1만원일때는 500원이던 1천원이던 할 지 몰라도, 이게 오랜 기간 복리에 의하여 누적되면 엄청난 차이로 불어나는 것처럼, 이러한 의사 결정과 행동이 누적된 결과는 매우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애플의 제품(product)에 감탄을 하는 것은 어쩌면 커다란 기획보다도 그러한 디테일에서 얼마나 덜 타협하고 더 "제대로" 만들었는가를 고객으로서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것은 일종의 집착 - 퀄리티에 대한 집요함(tenacity)에서 온다. 그리고 이건 조직내에서 조금 더 집요한 사람들이 남들이라면 대부분이 그만두는 선에서 멈추지 않고, 아주 약간 더 신경써서 만들고, 조직내의 누군가는 조금 까칠해보일지라도 결과물에 대하여 타협을 안하려고 논쟁을 해온, 어려운 순간들의 누적이 빚어낸 결과이다. 약간 더 노력하고, 약간 더 끈질기게 물고늘어진 결과가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되면서 제품에서 하나의 일관성있는 경험으로 느껴지게 되고, 이것이 고객의 기업에 대한 이미지이자, 기업 내부의 문화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일을 하는 이상 대부분 느끼는 고통과 귀찮음, 그리고 적당한 선에서 끝내고 싶은 마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러한 집요함의 문화와 평균 수준이 결국 그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그리고 성공이라는 건, 어떠한 거창한 행운보다도 이러한 자그마한 집요함의 누적을 통하여 조금 더 확실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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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숙현 2011/03/20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밥 잘먹고...제 때에 자고 건강함이 모든 일의 바탕입니다.

  2. BlogIcon 김상우 2011/03/21 15: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 조직내에 까칠한 사람이 많아져야 하는걸까요 ㅎㅎ

  3. BlogIcon passioning 2011/03/21 2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dotty님께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집요함(tenacity)이 중요하다면 동시에 집착(obssesion)은 피해야할 것입니다.
    문제는 집요함과 집착이란 정말 얇은 종이 한장 차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3/22 0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영어에서도 집착과 집요 사이에는 fine line이 있다고 합니다. 좋은 방향의, 한정된 집착은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될 수 있는 듯 합니다.

      제가 정의하는 집요함은 "왜" 혹은 "무엇을 위한" 것인 가를 잊지 않으면 집요함이지만, 어느순간 이것을 잊고 대상 자체만을 바라보며 하게 될 때가 (부정적 의미로서의) "집착"이 되는 듯 합니다.

    • BlogIcon passioining 2011/03/22 1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매우 공감합니다.
      무언가 가치있는 것을 창조하려는 사람이라면 목적 의식을 끝까지 쥐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집착이든 집요함이든 끌림(attachment)라는 개념의 하위 범주인데, 끌림이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힘에 의해서 저절로 생기는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집착이든 집요함이든 그것이 생기려면 애초에 'A를 위해 B를 해야겠다'라는 명확한 목적 의식에서 시작한다기보다는(top-down), '어라? X 이것...괜찮네? 재밌네?'라는 감정(이끌림,bottom-up)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목표의식을 가지고 '할 것'을 찾기 보다는 '끌리는 것'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합니다.

      이에 대해서 dotty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3/29 05:22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저는 살다보니 top-down, bottom-up이 딱 나뉘는 경우는 별로 못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적절한 밸런스 놀이인 것 같은데요.. 무엇이 바람직한가도 사람에 따라 다른 듯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잘하게 되는 사람도 있고, 잘하는 걸 좋아하게 되는 사람도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이 자체가 순환하게 되어 상승효과가 나는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어디선가 시작해야하고, 때로는 책임감에, 때로는 흥미로 시작되는게 자연스러운게 아닐까요? 일례로 애경의 장회장님은 딱히 bottom-up으로 하였기 때문에 집요하게 잘 하신건 아닌것 같구요, 오히려 거진다 100%의 책임감 때문에 하게 되신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 그리고 개인적, 사회적 행복에 도달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저는 일반해로서의 "바람직함"에 대한 정답이 있기 보다는 개인적인 문맥 - 특수해로서의 바람직함이 무엇일지 고민하는게 조금 더 생산적일 듯 합니다. ^^

  4. BlogIcon passioning 2011/04/10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역시 결국은 밸런스겠죠 ㅋㅋ
    저만의 '해답'은 무엇일지, 오늘도 열심히 고민해야겠네요

  5. BlogIcon Kevin Hyunsuck Oh 2011/07/26 15: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요함의 누적이라..
    큰거 깨닫고 갑니다. ^^

  6. pigdream777 2011/08/06 1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플은 조직원 전체가 이러한 집요함을 갖고 있진 않겠지요.. 결국 스티브잡스나 그의 철학을 공감하는 일부 A급 퍼포머들 일테고, 아마도 이들은 집요함과 집착을 다 가지고 있을 것 같군요^^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8/12 2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직의 문화의 힘도 무시못할 듯 합니다. :)
      해당 조직에서 당연시 되는 것, 또 그렇게 적응하거나 하지 못하면 나가게 되는 그런 'cult like culture'를 가진 곳이 아닐까요?

  7. BlogIcon mac makeup wholesale 2013/05/18 16: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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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BlogIcon fake oakleys 2013/05/18 16: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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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긴 해봤어?

Entrepreneur - 2011/03/11 07:14

배기홍님의 블로그를 읽다가 좋은 부분이 있어서 인용을 해보았다:

“중요한 것은 비평가들이 아니다. 공功은 실제 경기장에서 먼지와 땀 그리고 피에 뒤범벅되어 용맹스럽게 싸우는 자의 몫이다. 그는 실수하고 반복적으로 실패한다. 또 가치 있는 이유를 위해 열정과 헌신으로 자신을 불태운다. 무엇보다 그는 마지막에 주어지는 위대한 승리와 패배를 알기에, 그것들을 전혀 모르는 차갑고 겁 많은 영혼들과 결코 함께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시민의식’ 연설 중. 1910년 4월 23일 파리 소르본 대학. 테오도어 루스벨트, 미 대통령-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다고 하는데 바로 “해보긴 해봤어?”라고 한다. 그가 살아 생전에 직원들한테 힘든일을 시키면 항상 돌아오는 답변은 “회장님, (이러코 저러코 해서) 그건 안될겁니다. 이미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시도해봤는데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였다. 그러면 그는 바로 “그래서 니가 해보긴 해봤어? 니가 해보고 그런 말을 하는거야 아니면 남이 그랬다는거야?”라고 바로 받아치면서 해보지도 않고 으레 겁먹고 포기하는 직원들을 꾸질렀다고 한다.
해보긴 해봤어?

원문: http://www.baenefit.com/2011/03/blog-post.html

엇그제 N모사의 참 좋아하는 실장님과 잠시 맥주를 한잔하며 들은 말이 귓가에 아른거린다. CEO라는게 "Chief EXECUTIVE Officer"이지 CDO "Chief DECISION Officer"가 아니다라는 말. 소위 사장이라는 업은 결국 의사 결정에서 끝나면 되는게 아니라 그 결정된 사항이 끝까지 잘 이행되는가를 책임지고 추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직 잘은 모르지만, 사업이라는 길에 올라보니, 남의 덕을 보고 요행을 바라는 일이 아니라면 결국 집요하게 실행하는 사람들이 뜻을 이루어낸다는 다소 상투적이나 그 깊이는 알 수 없는 발견을 하게 되는 듯 하다. 너무 많은 시간이 실제로 하는 것 보다도 그 전에 있는 불안감과 회의를 떨쳐내는데 사용된다. 사람이 감정의 동물인만큼 마이너스 감정을 없애고 플러스 감정으로 행동을 해야하기 때문이렸다. 여기에 긍정의 사고를 하면 조금 편해지는게, 마이너스 감정의 골이 깊지 않도록 훈련이 되어있는 덕분에 남들보다 행동으로 옮기기에 좀더 빠르기 때문일 게다.

이성(rationality)과 감정(emotion)이 자전거의 패달처럼 서로를 끊임없이 북돋고 강화하며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힘으로 만드는게 추진력이자 실행력이다.

그래서 해보았냐고? ...

하고 있소이다. 조금만 기다려 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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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타일러 2011/03/11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보고 안되었을때 무사히 지나가면 그만인데
    (실패에서 배우는것도 많고)
    한국 기업은 꼭 책임을 묻죠.
    그래서 전 저런말 좋게보지 않습니다.

    • 저쪼아래 2011/03/11 1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동감합니다.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3/20 2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책임을 물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라고 책임을 안묻지는 않습니다. 미국이 더 냉정하면 냉정하지 온화하게 또 해보세요~ 라는 분위기는 아니거든요..
      중요한건 내가 그 때 무엇을 배웠는지 명확하게 조직의 자산으로 설명할 수 있고, 자신이 그래서 어떻게 follow-up해서 해결하려 하는지를 확실히 하면 반드시 달라질거라고 생각합니다.

  2. BlogIcon Dongwoo 2011/03/11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행을 해보려 하는데 쉽지 않네요. 포스트 잘 읽었습니다 :)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3/20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행과 주장의 차이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불확실성에 대한 선택이라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행이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 ^^

  3. BlogIcon PASSIONING 2011/03/17 2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의적 혁신을 꿈꾸는 사람에게, 현상유지 바이어스만큼 지독한 적도 없죠.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3/20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서운게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이 바뀌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변하게 되고 합리화하게 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ㅎㅎ 경계해야지요!

  4. ㅇㅇ 2011/11/09 1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임을 묻는건 당연한일. 정 싫은 사람은 안하면 되지만 할 사람은 꼭 있음. 할 기회를 막는것은 안되고 기회를 노리고 해본 사람이 노리기만 하고 책임도 없이 접는건 말이안됨.

"A million dollars isn't cool. You know what's cool? A billion dollars." - 영화 Social Network 중

A billion dollars company.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회사를 부르는 말이다.

회사가 만들어낸 의미를 돈으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회사가 가진 다양한 영향력의 규모나 영속성에 대한 기대는 시장에서 돈으로 환산이 된다. 그게 바로 시가총액이다.

자, 그러면 이러한 a billion dollars company는 어느 정도의 실적이 나와야 가능한걸까? 산업마다, 또 경기마다 다르겠지만 오늘은 미국 IT/소프트웨어 산업의 관점에서 간단히 살펴보자.

먼저 PER(Price-Earning-Ratio; 주가수익비율)라는 개념만 알면 쉬운데,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한 회사가 시가총액이 1,000억원인데 PER가 10이라면, 그 회사의 순이익은 100억원이라는 소리다. (1000 / 10 = 100) 즉 시가총액을 그 회사의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 혹은 원한다면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A billion dollars company = 시가총액 1조원이라는 의미고, 미국에서 IT/소프트웨어 산업의 PER가 20정도로 가정해보면 (애플 20, 구글 23, MS 11, adobe 23 등) 순이익은 500억원이 되면 된다. 순이익이 500억이 되려면 세율 30%로 가정하면 715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와야 한다.

영업이익률을 25% 정도로 가정하면 (페이스북 30%, 구글 29%, 애플 28%, 징가 47%!) 매출액은 2,860억원이 나와야 한다. 계산상의 편의를 위하여 매출액을 3,000억원으로 가정해보자.

이제 일반적인 B2C의 수익 모델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1) Subscription 모델 (이통사나 인터넷에 달달이 납부하는 거)

  • 가정 #1) 온라인 게임 유형: 1명의 고객이 월 27,500원을 납부하는 모델이라면 약 1백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면 된다. 1백만명 유료 가입자 확보하려면 일반적인 광고는 물론이고 전단지와 텔레마케팅, 그리고 대기업이라면 임직원을 활용한(?) 영업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 가정 #2) 미국식 SaaS 기업 고객 유형: 1명 계정당 월 $4.99 정도가 든다고 하면, (편의상 환율은 1,000 KRW:1 USD) 5백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 하면된다. 한 기업 평균당 100명의 계정을 등록한다고 하면, 5만개 기업이 가입을 해야한다. 갑자기 어렵게 느껴진다. (5만개 기업을 영업하라고?!) 온라인 광고가 있으니 조금 안심은 된다.
  • 단점은 subscription의 평균 구매 단가를 훨씬 상회하는 우량 구매고객을 만들 수는 없지만, 장점으로는 BM의 특성상 한번 가입한 고객은 잘 이탈하지 않는다.

2) Free-to-Play 모델 (부분유료화형 게임)

  • 가정 #1) 유저들이 공짜로 게임을 하고, 그 중 2% 정도가 돈을 낸다. 그리고 돈을 내는 유저들은 평균적으로 월 2회를 구매하며, 매번 구매할따마다 1만원 정도를 쓴다. 그러면 ASP(average-selling-price)가 1만원이고 월 2회이니 ARPPU(average-revenue-per-paying-user)는 2만원이 된다. ARPU는 따라서 2만원 * 2%가 되어서 ARPU는 400원이 된다. 이는 월 액티브 유저가 6천2백50만명은 되어야 한다는 소리이다. 우리나라에서 월 액티브 유저 6천만명을 모을 생각이라면 행운을 빈다.
3) Commission 모델 (전자상거래형)
  • 가정 #1) 사람들이 옷을 사는 가게를 인터넷 쇼핑몰의 형태로 열었다. 평균적으로 옷은 배송비포함 6만원 정도 한다. (곁다리 이야기지만, 세상에 무료 배송이란 없다. 그냥 가격에 미리 반영시켰냐 아니냐의 차이다. 세상에 어떤 물류회사가 자동차값, 기름값 내가면서 무료 배송을 해주겠나. 물류업체 사장이 쇼핑몰업체 사장과 사랑에 빠져도 쉽지 않다.) 구매하는 사람이 평균적으로 월 1.5회의 옷을 산다고 하자. 그리고 타게팅이 잘 된 옷가게다보니 방문객 중 구매 전환율은 15% 남짓하다고 하자. 그러면 매달 약 28만벌의 옷을 팔아야 하며, 월 액티브 유저가 185만명의 쇼핑몰을 운영해야 한다. 매달 28만벌의 옷을 팔려면, 생산관리 및 재고관리와 물류/유통에 대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 가정 #2) 엄청 타게팅된 니치 마켓을 한다. 예를 들어 고가의 악세사리. 평균 구매가격은 30만원. 월 1회 구매. 구매 전환율 20%! 월 8만5천개를 팔아야 하고, 월 42만명의 액티브 유저가 있으면 된다. 대부분의 경우에 이러한 구매 가격과 전환율은 꿈의 숫자일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BM들이 있다. B2B로 풀어내는 딜(예를 들어, 캐릭터 로열티/라이센싱, 검색엔진이 탑재된 브라우저나 툴바가 유저 설치당 받는 수익 등)도 무궁무진 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consumer 대상 수익 모델로 a billion dollars company를 만드려면 무엇보다 시장을 잘 골라야 한다. 예를 들어 위에서 2번에서 본 free-to-play모델에 의하면 한국 만을 시장으로 하는 경우에는 a billion dollars company를 만드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그래서 a million dollars company는 주변에 많아도 a billion dollars company는 회소하다. 왜냐하면 우선 커다란 시장에서의 커다란 share를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선택과 전략적 단계들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길이 연속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성공한 쇼핑몰이 2천억 valuation에서 cap에 도달할 경우(local optimum), 이걸 5배로 성장시키려면 기존 것을 좀더 잘하는 것으로는 힘들고 새로운 시장 - 해외 혹은 다른 상품군 등 을 개척해야 한다는 소리다. 진입장벽이 완전히 다를 수도 있지만 다행히도 이러한 레벨에서 플레이하는 경쟁자의 수는 좀 적을 것이다. 경쟁자가 없어도 잘하기에는 충분히 어려운 시장이라는 소리이다.

커다란 임팩트를 만드는 B2C 회사로 키운다는 것은 숫자로만 살펴봐도 실로 참 어려운 일이다. 기업이 꼭 커지는게 성공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커다란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크고 힘들어보이지만 현실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가가 매우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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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ng Yoon Lim 2011/02/28 0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죠?

    이렇게 시가총액 구조에 대해서 mechanical하게 생각하는거 형다운거 같아요. :)

    Mechanics를 알아도 정말 잘 실천해내기가 어려운거 같아요. 그쵸?

    아무튼 화이팅입니다!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3/02 0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이 정도가 메카니칼(?)하다니 곤란해~~

      미국에 와서 느끼는건 아직은 한국이 참 로지컬하지 않은 나라구나 싶다. 로지컬 씽킹에 대한 기반이 많이 부족한 문화여서 우리가 좀 더 많이 분발해야할 듯!

스탠포드의 팜드라이브 전경

오늘은 예전에 파프리카랩에서 인턴을 하다가 스탠포드로 유학온 후배랑 그의 친구들을 함께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당장 창업에 관심있는 친구들도 있고 뭔가 하려고 하는 그 열의가 대단했다. 그런데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학교 전체적으로 (특히 CS - Computer Science나 GSB/MBA쪽은)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상당한 듯 하다. 창업과 관련된 수업이 정말 다양하게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현장에서 유명한 기업가들이 멘토로 참여를 한다. 진행하고 있는 교수 중에도 속칭 “빌리어네어”도 있다.

방학 중 인턴도 당연히 쿨한 스타트업이 아니면 쿨한, 그렇지만 약간은 커진 기업들에서 하려고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뭔가 좀 할법하면 수업에 참여한 멘토들이 바람을 잡는다. 수업 프로젝트 팀들 중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야야, 돈 걱정하지말고 한번해봐 내가 지원/투자해줄게”라는 식이다. 학생들도 조금이라도 뭔가 가시적이다 싶으면 바로 VC에게 pitch를 하러 다닌다. 심지어는 유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서 별것 없어보이는 애들도 너도나도 스타트업을 외치고 다닐 정도라고 하니 부작용을 걱정해야할 판이다.

세계적인 디자인기업인 IDEO를 창업한 David Kelly의 집에 놀러도 가본다. 이 사람도 자동차 매니아라서 차고가 엄청나게 많다보니 투어시켜주는데 그 안에 포르셰와 클래시컬한 것부터 최신식에 이르는 다양한 차들이 꽉꽉차있다고 한다. 지금 수업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후배들의 멘토는 전직 Pixar CTO라고 한다. 같이 참여하는 다른 멘토 중에도 이미 성공해서 한번 exit를 하고는 두 번째 기업에서도 자신의 지분 가치만 수백억원에 이르는 규모의 기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개인자산이 100억원이 넘는 사람들도 계속 창업을 새로 또 하고, 그러면서도 어께에 힘주고 다는게 아니라 면도도 안하고 츄리닝 바람으로 바삐 다닌다.

자리가 없어서 앉기 힘든 칼라피아 카페. 업계 유명인들이 많이 온다.

이렇게 후배들과 스타벅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어디서 본 듯한 아저씨가 와서 앉는다. 헐렁한 청바지에 운동화, 방금 전에 회사에서 나와서 커피한잔 하러 온 듯한 분위기의 아저씨는 아이패드를 꺼내서 뭔가 가지고 노는 듯 하다. 그는 현재 잡스의 공석을 대신하고 있는 애플의 COO이자 CEO대리인 팀쿡(Tim Cook)이다. 주변 손님들도 별로 신경도 안쓰는 듯 하고, 그나마 커피를 찾아갈 때 어떤 아가씨가 알아봤는지 가볍게 인사를 하는 정도. 만약 용기있는 젊은이가 있다면 당장 가서 elevator pitch라도 하고 싶을 테지. (어쩌면 그는 아이패드2를 가지고 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중견기업의 사장만해도 (어떤이유이건간에) 이렇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동네 카페 주차장에는 시커먼 에쿠스나 제너시스가 아니라 아우디 R8 V10이나 포르셰 카레라 4S 등이 즐비하다. 하지만 아무도 누군가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질투와 시기로 바라보는 시선도 없다. 그나저나 팀쿡 아저씨의 차는 BMW 650i가 맞는 걸까? 일단 주차장에 "의전용" 차량은 없었다.

물론 환경만 좋으냐? 그런 것은 아니다. 이곳의 학생들은 남다른 끈기와 근성, 그리고 창의성 및 실행력도 평균적으로 매우 높아 보인다. 후배도 간밤에 과 프로젝트로 밤을 꼴딱 새우고 (흔히들 하는 것처럼 밤새고 아침에 자서 점심경에 일어나는게 아니라, 정말 안 잔다) 아침에 마이크로소프트에 면접을 보러갔다가 오자마자 또 다른 과제 하나를 후다닥 마무리하고 바로 공항으로 나를 마중나와서, 하루 종일 나와 이야기도 하고 다른 기업가 친구도 소개받아 만나고, 또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친구/후배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밤에 또 학교로 프로젝트를 하러 가서, 새벽 6시가 된 지금에도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 후배가 참고로 서울대학교 전기과에서는 거의 과탑을 하던 친구인데, 실력이나 성격이나 유머감각이나 정말 떨어지는게 없는 아이다. 그런데 여기와서는 (이 친구가 겸손을 떤 것도 있겠지만) ‘정말 잘했다’ 싶으면 평균 정도고, 이건 ‘진짜 모두를 압도할만큼 적수가 없다’싶으면 평균보다 조금 높은 정도가 된다고 한다. 특히 CS쪽은 백인들이 많은데 정말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친구가 “정말 잘한다”라고 하면 어떤 사람일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상이 간다. (아쉬운 점은 기계나 다른 전공쪽은 한국인이 좀 있는 편인데 CS처럼 실리콘밸리의 "꽃"에 해당하는 과에는 한국인이 거의 없다는 점.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미국의 핫한 스타트업들에는 중국인이나 인도인은 많은 반면 한국인이 거의 없다고 한다. 참 아쉽다.)

이 후배만이 아니라 후배의 룸메이트도 방금 전까지 같은 식으로 밤을 새우고 나서도 계속 밖에 있다가 새벽 3시 즈음에 집에 와서 씻고는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 85년생인 이 친구도 이미 이전에 창업 co-founder의 경험이 있고, 지금 또 새로운 스타트업을 준비하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다.

이런 게 예외적인 경우로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언제든 이렇게 할 수 있고, 괜시리 자기 밤샘했다고 생색낼것 없이 당연히 해야할 때는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이 널리 퍼져있는 듯 하다. 납기일이 다가와서 압박을 하는 클라이언트가 시켜서도 아니고, 상사가 지켜보고 있어서도 아니다. 내적동기만으로도 고도의 집중력과 책임감, 그리고 자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학구파”와 “창업파”처럼 성향이 나뉘기도 한지만, 일단 CS 졸업생의 20%는 창업을 할 정도고 또 30%정도는 핫한 스타트업에 합류할 정도라고 하니 할말이 없다.

아마 세계에서 지적능력의 평균선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일테지만, 의외로 성격들도 시원시원하고 좋다. 긍정적이고 눈빛이 빛난다. 젠장. 이건 뭐 정말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러한 좋은 환경에서 이렇게 뛰어난 아이들이 무한한 기회 앞에서 끊임없는 자극과 고민, 그리고 실행을 거듭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국가차원에서 질투가 나지 않을 수 없다.

Nvidia창업자 Huang이 기부하여 지어진 공학관. 스탠포드의 900만평이 넘는 부지에는 이런 건물들이 많다고 한다. (참고로 캠퍼스가 좀 크다고 알려진 서울대가 50만평 정도라고 한다)

아마도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미국에서 할 정도의 여력이 되는 사람이라면 실리콘 밸리와 스탠포드, 바로 이곳보다 나은 환경이 아직은 세상에 없을 듯 하다. 한국이 이렇게 되려면 일단 성공한 기업가들이 발벗고 나서야하고, (최근 지어진 스탠포드 R&D센터도 Nvidia창업자의 기부로 지어졌다) 적극적 멘토링과 엔젤투자 (그리고 정부차원에서는 엔젤투자 세제혜택), 그리고 정부와 VC 및 부모와 주변 친구들(중요하다)의 열린 마음(솔직히 몰라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한다)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학교들도 어설프게 하지말고 제대로 기업들과 협업하여 기술을 개발하고 상업화하는데 노력해야할 것이다. 개선의 여지가 많고 할 일이 많다는 건 좋은 일이다. “우리애가 똑똑한데 공부를 안해서..” 같은 핑계는 더이상 댈 것 없다. 똑똑하면 공부를 하면 되는거고, 공부를 안하면 안 똑똑하니만 못하다. 이제 우리도 대한민국의 잠재력을 잠재력으로만 놔둘게 아니라 실천해서 현실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대한민국의 기업가들이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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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꿈의팝송의 생각

    Tracked from jaystory's me2day 2011/03/04 23:44 삭제

    이방인의 눈으로 본 실리콘밸리와 스탠포드의 기업환경 - 창업, 벤쳐, startup, 엔젤, 실리콘밸리 등의 단어에 가슴이 뛰거나 매력을 느껴보지 못한 건 나랑은 잘 맞지 않아서인걸까 열정이 부족한 걸까. 그곳이 아닌 이곳의 현실과의 괴리감 때문인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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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tt.Woo 2011/02/27 0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실리콘밸리에 가셨군요!
    진님께 안부 좀 꼭 전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팀쿡님과 대화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2/27 1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 마트!! 진은 잘 지내고 있는 듯 하다. ^^ 팀쿡아저씨는 좀 쉬러 나오신 듯해서 걍 조용히 나왔음. (잡스옹이었다면.. )

  2. BlogIcon 유지형 2011/02/28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정말 잘 봤습니다.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 놀러가면서 스탠포드를 무작정 둘러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하;
    정말 부럽고 탐나는 문화입니다 :)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3/02 04:06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요즘 많이 춥더라구요. 이상기온이라는데.. 스탠포드쪽은 좀더 따듯하더군요. +_+a

  3. 상영 2011/02/28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
    미국 잘 다녀 오셨는지요?
    Stanford의 열정이 정말 부럽고 저도 느껴 보고 싶네요!

    많이 느끼고 온 뜻깊은 trip 이셨네요.

  4. 오종관 2011/03/01 14: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안에서도 그들의 열정이 느껴집니다!
    저도 다시 한번 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네요.
    정진이 형은 그 곳에서도 열심히 살고 계시는 군요!

  5. 김 영 채 2011/03/03 23: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여행에서 좋은 것 많이 보고 배우고 느끼고 있네!
    앞으로는 실천할 일만 남았으니 정진! 또 정진!!!

    • BlogIcon 김동신(dotty) 2011/03/05 0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긴장 바짝 해야할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정진! 또 정진!!! <-- -_-;; 순간 깜짝 (여기 있는 후배 이름이 정진이라..)

  6. BlogIcon 박건태 2011/07/18 1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가 우리 학교가서 push 좀 하렴.^^

  7. BlogIcon 백산 2012/03/17 0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에 또 오면 꼭 연락주세요
    GSB구경시켜드릴게요. 형글은 뭘 읽어도 너무 재밌네요

좋은 하키선수는 퍽이 있는 곳에서 경기를 한다.
훌륭한 하키선수는 퍽이 있을 곳에서 경기를 한다.
- 웨인 그레츠키

A good hockey player plays where the puck is.
A great hockey player plays where the puck is going to be.
- Wayne Gret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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