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내가 신현성 대표를 처음 본게 아마 Geeks on a Plane 행사 때였던 듯 싶다. 그게 벌써 작년 5월 30일이니, 티켓몬스터가 세상에 막 나왔을 때였던 듯 하다. 그때 받은 인상은 간단했다.

"He knows what he's talking about. He knows what he's doing."

그래서 발표가 끝나자마자 가서 명함을 주고 받았더란다. 지금 hindsight로 보면 자명해보이지만, 당시에 그 짧은 PT 속에서, 이 친구는 겉멋만 든 컨설턴트가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가까운 모 사장님께서 엔젤투자를 하셨고, 이 분의 눈이라면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1년, 세계 2위 소셜커머스(이제 이 단어도 그만 써야하지 않나 싶다만) 기업인 리빙소셜에 의하여 티켓몬스터가 인수되었다. 매각 금액은 언론에 나온거랑 꽤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언론에서 주목하는 젊은 나이에 많은 부를 얻게 되었다는 점은 그 시사점은 크지 않다. (클릭율은 높겠지만) 오히려 이 일련의 해프닝과 그것이 미치는 미래의 영향에 대하여 곱씹어보는게 맞지 않나 싶다.

티켓몬스터를 통하여 본 한국의 M&A 시장의 기회

사업에는 타이밍이라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티켓몬스터는 그 타이밍을 정말 잘 잡았다. 하지만 타이밍을 잡은 수 많은 다른 기업 중 하필 티켓몬스터가 잘된데에는 그 창업팀, 그리고 적시의 투자, 적절한 사업전략과 실행속도 등이 기여하였을 거다. 결론은 사회적으로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1년만에 600명의 신규 채용을 만들어냈다) 소비자들에게는 많은 즐거움을 선사하였으며 (일부 좋지 않은 사례도 있지만, 세상에 새로 생겨난 업종 치고 이런 일이 없는게 있던가),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투자수익을 남겨주었다.

아마 세간의 어처구니 없는 비평들을 보면 먹튀라느니 어쩌구니하는 쌍팔년도 시각도 없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큰눈을 뜨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좀 바라보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일단 티켓몬스터는 해외 및 국내 VC의 투자를 받았다. Fact-check이 필요하지만 국내 VC인 스톤브릿지에서 들어간 투자금은 모태펀드의 매칭 펀드일 게다.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어찌되었던 한국 자본) 그러면 국민연금 등의 우리 일반인들이 낸 돈으로 투자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이 되었던 어디가 되었던 몇십, 몇백배의 회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우리나라 국고가 튼실해졌다는 이야기.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아울러 외국 기업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게 할만한 정도의 임팩트 (아쉽게도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개된다면 훨씬 긍정적 효과가 클거다)는 있을 듯 하다. 비로서 한국 시장과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데 도움이 될만한 디딤돌 사례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또 하나의 선순환 구조의 탄생이 될 수 있는 작은 씨앗

신현성 대표는 이번 딜로 적지 않은 현금과 스톡을 갖게 되었다. 스톡은 리빙소셜이 IPO가면 일부 유동화시킬 수 있겠지만, 당장의 현금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본인이 그동안 꿈꿔오던 집과 차, 그리고 여행.. 뭐 이런거는 사실 금방 실증이 나게 마련이다. 사람이 소유를 통하여 느낄 수 있는 보람은 극히 짧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것저것 자산화한 다음에 발생하는 현금흐름으로 어디에다 쓸 것인가가 중요한데, 위메프처럼 뭔가 신사업에 투척할 수도 있고, 작은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이제는 해외로 나가서 모로코에 배를 사거나 남태평양에 섬을 살 수도 있다.

포인트는, 앞으로 이러한 사례를 통하여 나온 기업가들이 그들의 자본을 생태계에 어떻게 참여하도록 하는가에 따라서 사회가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들이 기업가(entrepreneur)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자산가로 변할 것인지. 젊은 나이에 많은 부와 책임을 갖게 되어서 부담스럽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당분간 몇 개월 정도는 신도 나겠지만) 그 이후로 따라오는 수 많은 일들과 고민들로부터 도망치고 칩거할지, 아니면 그러한 시대적 역할을 받아들일지는 신현성이라는 사람의 뜻에 달려있다. 쓰고보니 무슨 트랜스포머 같다.

박세리, 미셀위, 김연아, 그리고 신현성

박세리와 미셀위는 딱 12살 차이가 난다. 속된말로 띠동갑. 박세리가 한국 여성 골퍼의 신기원을 여는 주자였다면, 그 뒤로 미셀위 뿐만 아니라 수 많은 한국의 스타들이 세계 골프 대회를 장악하기 시작하였다. 박세리가 일종의 롤모델이 되었던 게다. 김연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전국 방방곡곡의 얼음판 위에는 자그마한 미래의 김연아들이 열심히 엉덩방아를 찧어가며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신현성 대표를 바라보며 지금쯤 어딘가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는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띠동갑의 어린 영혼들이 기업가정신을 품고 있을 것이다.

나는 부, 재능, 권력을 막론하고 시대에 의하여 선택받은 사람들은 그에 따르는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라고 하던가. 본인이 선택한 길이지만, 그 길에 의하여 선택받은 이 시대의 영웅들이 후대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어주고, 또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한 몫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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