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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illion dollars isn't cool. You know what's cool? A billion dollars." - 영화 Social Network 중

A billion dollars company.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회사를 부르는 말이다.

회사가 만들어낸 의미를 돈으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회사가 가진 다양한 영향력의 규모나 영속성에 대한 기대는 시장에서 돈으로 환산이 된다. 그게 바로 시가총액이다.

자, 그러면 이러한 a billion dollars company는 어느 정도의 실적이 나와야 가능한걸까? 산업마다, 또 경기마다 다르겠지만 오늘은 미국 IT/소프트웨어 산업의 관점에서 간단히 살펴보자.

먼저 PER(Price-Earning-Ratio; 주가수익비율)라는 개념만 알면 쉬운데,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한 회사가 시가총액이 1,000억원인데 PER가 10이라면, 그 회사의 순이익은 100억원이라는 소리다. (1000 / 10 = 100) 즉 시가총액을 그 회사의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 혹은 원한다면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A billion dollars company = 시가총액 1조원이라는 의미고, 미국에서 IT/소프트웨어 산업의 PER가 20정도로 가정해보면 (애플 20, 구글 23, MS 11, adobe 23 등) 순이익은 500억원이 되면 된다. 순이익이 500억이 되려면 세율 30%로 가정하면 715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와야 한다.

영업이익률을 25% 정도로 가정하면 (페이스북 30%, 구글 29%, 애플 28%, 징가 47%!) 매출액은 2,860억원이 나와야 한다. 계산상의 편의를 위하여 매출액을 3,000억원으로 가정해보자.

이제 일반적인 B2C의 수익 모델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1) Subscription 모델 (이통사나 인터넷에 달달이 납부하는 거)

  • 가정 #1) 온라인 게임 유형: 1명의 고객이 월 27,500원을 납부하는 모델이라면 약 1백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면 된다. 1백만명 유료 가입자 확보하려면 일반적인 광고는 물론이고 전단지와 텔레마케팅, 그리고 대기업이라면 임직원을 활용한(?) 영업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 가정 #2) 미국식 SaaS 기업 고객 유형: 1명 계정당 월 $4.99 정도가 든다고 하면, (편의상 환율은 1,000 KRW:1 USD) 5백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 하면된다. 한 기업 평균당 100명의 계정을 등록한다고 하면, 5만개 기업이 가입을 해야한다. 갑자기 어렵게 느껴진다. (5만개 기업을 영업하라고?!) 온라인 광고가 있으니 조금 안심은 된다.
  • 단점은 subscription의 평균 구매 단가를 훨씬 상회하는 우량 구매고객을 만들 수는 없지만, 장점으로는 BM의 특성상 한번 가입한 고객은 잘 이탈하지 않는다.

2) Free-to-Play 모델 (부분유료화형 게임)

  • 가정 #1) 유저들이 공짜로 게임을 하고, 그 중 2% 정도가 돈을 낸다. 그리고 돈을 내는 유저들은 평균적으로 월 2회를 구매하며, 매번 구매할따마다 1만원 정도를 쓴다. 그러면 ASP(average-selling-price)가 1만원이고 월 2회이니 ARPPU(average-revenue-per-paying-user)는 2만원이 된다. ARPU는 따라서 2만원 * 2%가 되어서 ARPU는 400원이 된다. 이는 월 액티브 유저가 6천2백50만명은 되어야 한다는 소리이다. 우리나라에서 월 액티브 유저 6천만명을 모을 생각이라면 행운을 빈다.
3) Commission 모델 (전자상거래형)
  • 가정 #1) 사람들이 옷을 사는 가게를 인터넷 쇼핑몰의 형태로 열었다. 평균적으로 옷은 배송비포함 6만원 정도 한다. (곁다리 이야기지만, 세상에 무료 배송이란 없다. 그냥 가격에 미리 반영시켰냐 아니냐의 차이다. 세상에 어떤 물류회사가 자동차값, 기름값 내가면서 무료 배송을 해주겠나. 물류업체 사장이 쇼핑몰업체 사장과 사랑에 빠져도 쉽지 않다.) 구매하는 사람이 평균적으로 월 1.5회의 옷을 산다고 하자. 그리고 타게팅이 잘 된 옷가게다보니 방문객 중 구매 전환율은 15% 남짓하다고 하자. 그러면 매달 약 28만벌의 옷을 팔아야 하며, 월 액티브 유저가 185만명의 쇼핑몰을 운영해야 한다. 매달 28만벌의 옷을 팔려면, 생산관리 및 재고관리와 물류/유통에 대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 가정 #2) 엄청 타게팅된 니치 마켓을 한다. 예를 들어 고가의 악세사리. 평균 구매가격은 30만원. 월 1회 구매. 구매 전환율 20%! 월 8만5천개를 팔아야 하고, 월 42만명의 액티브 유저가 있으면 된다. 대부분의 경우에 이러한 구매 가격과 전환율은 꿈의 숫자일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BM들이 있다. B2B로 풀어내는 딜(예를 들어, 캐릭터 로열티/라이센싱, 검색엔진이 탑재된 브라우저나 툴바가 유저 설치당 받는 수익 등)도 무궁무진 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consumer 대상 수익 모델로 a billion dollars company를 만드려면 무엇보다 시장을 잘 골라야 한다. 예를 들어 위에서 2번에서 본 free-to-play모델에 의하면 한국 만을 시장으로 하는 경우에는 a billion dollars company를 만드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그래서 a million dollars company는 주변에 많아도 a billion dollars company는 회소하다. 왜냐하면 우선 커다란 시장에서의 커다란 share를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선택과 전략적 단계들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길이 연속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성공한 쇼핑몰이 2천억 valuation에서 cap에 도달할 경우(local optimum), 이걸 5배로 성장시키려면 기존 것을 좀더 잘하는 것으로는 힘들고 새로운 시장 - 해외 혹은 다른 상품군 등 을 개척해야 한다는 소리다. 진입장벽이 완전히 다를 수도 있지만 다행히도 이러한 레벨에서 플레이하는 경쟁자의 수는 좀 적을 것이다. 경쟁자가 없어도 잘하기에는 충분히 어려운 시장이라는 소리이다.

커다란 임팩트를 만드는 B2C 회사로 키운다는 것은 숫자로만 살펴봐도 실로 참 어려운 일이다. 기업이 꼭 커지는게 성공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커다란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크고 힘들어보이지만 현실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가가 매우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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