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모건스탠리에서 저번처럼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하였다. 동영상 발표는 테크크런치에서 확인 가능.

이번에도 잘 정리된 수치들을 잘근잘근 맛보며 내려가던 중, closing thoughts 부분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장표가 있었다. 바로 아래 것:


리테일 부문에서의 전자상거래 진출 정도를 알려주는데, 전반적인 산업에 걸쳐서 온라인으로 진출한 리테일은 여전히 6%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당연히 컴퓨터 관련 제품이나 책(아마존 덕분), 그리고 음악이나 비디오 등(아이튠즈 덕분)이 온라인으로 진출한 비율이 높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대부분의 시장이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물론 위의 20%가 넘는 분야들은 사실 온라인을 통해 재탄생한 시장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에너지의 차이가 세상의 불균등을 해소하듯, 이러한 데에는 많은 혁신의 기회가 잠들어 있다.

아직 많은 산업이 온라인 채널로 진출하지 않은 데에는 세 가지 경우가 있다.

  1. 온라인으로 가야할 필요를 못느끼거나 효과가 작은 경우
  2. 온라인으로 가야할 필요는 느끼나, 잘 할 수 없는 경우
  3. 온라인으로 가는 것이 좋은 지 안 좋은지 모르는 경우

만약 1번의 경우라면, 굳이 시장을 교육시켜가면서까지 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다. 바닷물을 끓이는 것 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하지만 2번의 경우라면 이를 돕기 위한 도구를 제공함을 통하여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유튜브가 온라인 동영상 업로드 및 공유를 용이하게 한 것처럼, 또 블로그가 온라인 게시물 작성 및 검색의 대상이 됨을 용이하게 한것처럼 편리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3번의 경우라면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G마켓에서 셀러들을 위한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듯, 타게팅된 고객층을 교육하면서 영업을 병행하여 어느 정도 시장의 파이를 키워갈 수 있다.

위의 분야 중에 인터넷을 통하여 비교적 용이하게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를 선별하려면 몇 가지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아래 조건은 서로 배타적인 경우도, 함께 필요한 경우도 있다.

  1. 비교적 저렴한 상품인 경우
  2. 배송 용이 (가볍고 작은 상품) / 디지털화 용이 (예: 음악, 영화)
  3. 구매 빈도가 높은 경우
  4.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 (예: 다양한 사진, 동영상, 리뷰가 필요)
  5. 오프라인을 통한 직접 확인보다 효율이 월등한 경우 (예: 영화표 예매)
  6. 규제가 적은 경우 (예: 국내에서는 아직 온라인상에서의 주류판매가 금지되어있다)

예를 들어 의류라면 1, 2, 3, 4, 5번에 모두 해당한다. 음악이라면 2, 3번이 해당되지만 노트북이라면 4번에만 해당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일부를 제외하고는 저관여 상품인 경우 온라인 판매가 용이하다.

실제로 많이 팔리는 분야에 대하여 엿보고자 바다건너 나스닥에 등록되어있는 G마켓의 카테고리 별 매출을 살펴보자면:


의류 부문, 컴퓨터/가전, 음식/라이프스타일 분야가 대충 1/3씩 나눠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Forrester Research가 매년 Shop.org를 통해 공개하는 The State of Retailing Online(SORO) 리포트(유료)에 의하면Travel부문의 규모가 가장 큰데(특성상 온라인 쇼핑에서는 여행 부문을 제외하기도 한다) G마켓에서는 아직 제대로 밀지는 않고 있는지, 비중이 상당히 낮다는 점이다. 물론 Yes24에서 옷을 판다면 이상하게 느껴질 것처럼, G마켓에 어울리지 않는 카테고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 쪽은 잠재성이 좀 있지 않을까하고 가볍게 생각해본다.

올 해는 북미 전자상거래(온라인 쇼핑으로 한정) 시장이 전년대비 17% 성장하여 2,040억 달러(한화 276조원; 환율 1,356원 적용)에 달하며 그 중 의류가 266억달러로 가장 크고, 다음이 컴퓨터로 239억 달러, 자동차부문이 193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이 2008년 29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는 걸보면 한국도 꽤 큰 시장임이 분명하다. 또한 전자상거래 진출 비율(북미 10%)과 상관없이 여행을 제외하고는 미국이나 국내나 의류 부문이 가장 크다.

앞으로도 느릿느릿, 때로는 빠르게 많은 리테일 업자들이 매출 신장과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하여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뛰어들 것이다. 여기에 잠들어있는 거대한 가능성을 사로잡을 업자는 북미시장에서는 과연 Amazon과 eBay뿐일까?

아직 온라인으로 진출하지 않은 수 많은, 크고 작은 의류 업자들이 전자상거래로 뛰어들 때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의류 상품 전문 검색 엔진이 등장한다고 한들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시각 검색 엔진인 Like.com 같은 곳이 지금보다 훨씬 더 주목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하물며 다른 수 많은 분야들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소위 "웹 쟁이"들이 전자상거래 분야는 접근하기 힘든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려운만큼 큰 기회가 잠들어있는 시장이다. 상거래는 실제로 사람들이 가장 큰 가치와 필요를 느끼는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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