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내가 살아가는 삶의 가치관, 다시 말해 세상을 바라보는 틀(frame)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커다란 영향을 미치신 분 중에 최인철 교수님이 계시다. 사실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니고, 그 분의 책 세 권과 강연을 들은 것 밖에 없지만, 그만큼 절실하게 고민하고 있던 것에 대하여 명쾌한 설명과 함께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좀더 나은 방향에 대한 가이드를 보여주신 것이 인상깊게 남았던 것 같다.


교수님의 책 내용 중에 틀(frame)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발췌하여본다:
어느 날 세실과 모리스가 예배를 드리러 가는 중이었다.
"모리스, 자네는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생각하나?"
"글쎄 잘 모르겠는데... 랍비께 한번 여쭤보는 게 어떻겠나?"
세실이 랍비에게 가서 물었다.
"선생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정색을 하며 대답하기를) 형제여, 그건 절대 안 되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데 그럴 순 없지."
세실로부터 랍비의 답을 들은 모리스가 말했다.
"그건 자네가 질문을 잘못했기 때문이야. 내가 가서 다시 여쭤보겠네."
이번에는 모리스가 랍비에게 물었다.
"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형제여,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없다네. 담배를 피는 중에도 기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지."
이 짤막한 우화의 교훈은,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지며, 자신의 행복과 불행도 뒤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 중에는 동기의 순서 측면에서 심리적 허점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머릿속에 각인되어, 각박해지는 순간에 스스로 반성할 여유를 만들어주는 소중한 도구들이 있다.

예를 들어, 동양인, 똑똑한 사람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나는 현상인 사후과잉확신편파(후견지명효과; hindsight bias)를 되뇌면 "내 그럴줄 알았지"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어"와 같은 우(愚)를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자아는 항상 자기자존감을 고양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잊지 않으면, 지나친 자기합리화와 기억의 편향적 왜곡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상대방의 행동과 말속에 담긴 subtext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조명효과(spotlight effect)를 생각한다면, 남들앞에서 조금 더 당당하고 자신감을 갖출 수 있으며,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의지가 반영되는 계획(예: 초등학교 여름방학 계획표)을 기억한다면, 계획과 목표를 세움에 있어 현실적인 시간/자원/심리적 버퍼를 반영할 수 있게 되고, 달성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패시의 좌절감도 피할 수 있다.

Mental Accounting(돈에 '공돈'과 같은 이름을 붙이는 것)을 기억하면, 컵보증금(50원; 지금은 폐지됨)은 꼬박꼬박 챙기면서, 비싼물건을 살때는 통이 큰 척 행동하고, 100만원 중 5만원은 작다면서, 10만원 중 5만원은 크다고 생각하는 경제적 오류를 피할 수 있다.

손실 회피(loss aversion)충격 편향(impact bias) 심리를 조심하면, 미래에 대하여 조금 더 도전적이고, 긍정적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합리적으로 위험을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 -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는 생각 -을 상기한다면, 고객을 쉽게 일반화시켜버리거나, 자신이 가장 사람의 마음을 잘 파악한다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

의미중심의 삶, 보다 높은 수준의 사고의 틀을 갖추면 이유와 의미, 목표와 비전, 그리고 이상을 갖추고 삶의 도전을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반면, '현실적'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하위 수준의 틀을 들이대며,
... 그 일을 하기가 쉬운지 어려운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 절차부터 묻게 되고, 궁극적인 목표나 큰 그림을 놓치고 주변머리의 이슈를 좇느라 에너지를 허비하는 ...
- "프레임", p.24
상황을 억제할 수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금은 삶의 지침이 되어버린 이러한 생각의 틀과 도구들이 최인철 교수님의 깊은 영향이었다는 점을 깨닫게 되어,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드리게 된다. 이러한 생각의 도구들은 자기 자신을 멀찌감치서 돌이켜본다거나, 전체와 부분을 균형잡고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고, 일시적인 감정과 편향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로 이끌어준다.

Image courtesy of IRISSS Vaniglia

ps. 여담으로 교수님의 최근 저서인 "프레임"은 별다섯개.
ps2. Special thanx to Agnus Park for the recommend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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