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ty Studio

기업가정신 & 스타트업, 그리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곳.

수확체증의 법칙을 잘 보여주고, 쉽게 재현할 수 있는 것이 블로그이다.
시나리오 1
삼식이는 어느날 인터넷을 하다가 네이놈 검색창에 high tech를 검색하다 dotty.org에 우연히 방문한다. 읽다보니 내용이 좀 찌질하긴 한데 그래도 갈무리 해둔 것도 이래저래 있고 해서 주소를 기억 해둔다. 가끔 생각날 때 들어오게되다, 요즘은 버릇이 되서 하루에 한번씩 들려본다.

사실, 우리는 대부분의 블로그를 저런식으로 접하게 된다. 검색 사이트의 결과물이나 아는 사람 홈피의 링크를 통하여, 혹은 태터 센터올 블로그, 혹은 블로그 코리아같은 곳을 지나 오게 되는데, 자신의 관심사나, 흥분되는 글(정치적, 종교적, 연예인 관련, 혹은 국가적 싸움이 아주 유용(?)하다), 또는 개인적 호감 등이 그런 동기를 자극한다.

그런데 여기에 머리 수를 몇 더해보자. 1명이 우연히 괜찮은 글을 보고 퍼가거나, 입소문(?)을 내줄 확률이 전체 글 수에 대하여 0.1%(1000개당 1개꼴)이라고 하면, 1000명의 unique한 사람이 오게 되면 전체 글 수에 대하여 100개가 퍼지게 된다. 이 100개에 대하여 다른 곳에서 접하게 되는 사람들의 수와(100개 * 0.1%), 또 반복적으로 방문하며 추가적으로 더 소식을 뿌리게 되는 확률이 더해지면 프랙탈(fractal)하게 효과가 퍼져나가게 된다.

내용이 제공해주는 자극이 메리트, 혹은 인센티브가 있다면 선순환 사이클이 생기면서 수확체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트래픽을 불러일으키고, 호스팅 사에서 자꾸 용량 초과하면 사이트 닫아버린다는 협박전화를 받으며 비참한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시나리오2a
어느날 삼식이가 즐겨찾기를 정리하다 오랜만에 dotty.org에 들어가보니 사이트 디자인도 좀 바뀌고, 내용도 꽤 많아졌다. 보니 댓글도 많이 달려있고, 못보던 이름들도 보인다.
'얼레? 여기 좀 컷네?'하면서 괜히 기분이 나쁘다. 자기만 알던 작은데가 다른 외계 생명체에 의하여 더렵혀진 느낌이다.

시나리오2b
어느날 삼식이가 즐겨찾기를 정리하다 오랜만에 dotty.org에 들어가보니 사이트 디자인도 좀 바뀌고, 내용도 꽤 많아졌다. 보니 댓글도 많이 달려있고, 못보던 이름들도 보인다. '후훗, 역시 내가 보는 눈은 있지. 내용도 그럭저럭 쓸만하고, 잘 자랐네' 라며 자신의 선견지명(?)에 나름 만족한다. 자신의 블로그에도 그러면서 더욱 열렬히 사이트에 오며 다른 사람들의 공격(?)을 방어해주는 팬이된다.

위와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작은 사이트때 나름 아끼면서 방문하다가, 일이 바빠져서 못가다가 오랜만에 가보니 뭔가 쌔끈해진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도 북적되고, 더이상 옛날의 아늑한 느낌이 나지 않는다. 이제 사이트 운영자와 아는 척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내용에 대하여도 전문가적 논평까지 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든다. good old days는 갔다.

혹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싫지 않고, 기특하다. 뭔가 내가 물을 줄 사과 나무가 잘 자라서 먹음직 스러운 사과도 많이 열린 것 같다. 앞으로 더욱 예쁘게 자라나줬으면 하고, 뭔가 주인의식도 생긴 것 같다.

작은 사이트, 작은 블로그가 커질 때 경험하게 되는 나름의 캐즘이다. 여기서 관리의 방향에 따라서 그러한 사람들의 괴리를 없애주고 수확체증을 지속시킬 수 있는 기회가 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personal touch'이다. 오랜만의 방문자를 기억해주고 따듯하게 맞이하여주는 것 만으로도 사람들은 감동을 받는다. (아니, 적어도 본인은 그렇게 느꼈다)

시나리오3
삼식이: 오랜만에 들려보네요. 이 ~~내용에 대하여 전 요로케조로케 생각해요. 쩝..
주인장: 어엇! 삼식이님 오랜만에 뵙네요! 와,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흐흠 그렇군요.. 저도 요로케 조로케 생각하는데, 아무튼 어찌될지 잘 모르겠네요.

이러한 댓글 한개에 마음이 움직이기도 한다.

블로그만으로도 기하급수적으로 자라나는 관계의 망을 이끌어낼 수가 있다. 그것이 채용의 기회로 이어지기도(자신의 작업 포트폴리오 연재), 혹은 출판의 기회로 이어지거나(Joel on Software), 우정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결론?

personal touch를 유지하고(라면서 딱딱하게 글을 적고 있다) 열심히 블로깅을 하자. 그리고 미래의 찬스를 꽈악 안아주는거다.

... 눈에 다래끼가 나서 외출도 못하고 끙끙 거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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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노정석 2005.07.16 1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시나리오에 많이 동감합니다.
    많은 블로거들 사이에서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한 경우를 보아왔습니다.

    앞으로 열독하겠습니다.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요 !!!

  2. BlogIcon subyis 2005.07.16 1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휴휴~ 글 잘읽었어요..^^ 시나리오1에 의해.. 이곳에 방문했네요 ..
    게다가 우연찮게~ 같은 스킨을 수정해서 사용하고 있구요.. (동질감을 느끼는 시나리오..=_=ㆀ)
    음.. 간간히 어려운 말들에 무릎을 꿃고 돌아가려 했으나.. 재밌게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덧글쓰기 스킨이 가장 맘에 들지 않아 수정해봤는데..
    제 덧글쓰기 어떠신지요..^^(와서 보도록 유도하는..정도의 센스 +_+)

  3. BlogIcon Dotty 2005.07.16 2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정석// 으읍.. 분발하겠습니다. (_ _);; 아직 씨앗 같은 블로그이지만, 일관성! :D one step at a time.

    subyis// 엇.. 찌찌뽕 스킨이군요. (사실 요즘 이 스킨에 꽤나 많은 찌찌뽕을 날리기 위하여 총알을 모으고 있습니다만) 저도 간혹가다가 현학적인척(?)하려는 제 자신의 어줍잖음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답니다.

    가서 보도록 유도 당하는 센스~

  4. BlogIcon lunamoth 2005.07.16 2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이럴 마케팅을 넘어서 감성 마케팅이 필요하다;; 군요^^;

  5. BlogIcon planica 2005.07.16 2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제 블로그에도 5백명이 넘는 방문자가 왔네요. 별다른 새글 올린 것도 없는데...이럴 때는 사람들이 어떻게 찾아왔는지, 누가 왔는지 참 궁금하게 되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6. BlogIcon Dotty 2005.07.17 0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lunamoth// 어엇! 루나모쓰님 오랜만에 뵙네요! 와,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흐흠 그렇군요.. 저도 요로케 조로케 생각하는데, 아무튼 어찌될지 잘 모르겠네요. (라고 리플을 달아보고 싶은 충동을... --; ) 요즘은 뭐 하고 지내시는지 궁금하네요.. ^^ (이건 진짜)

    pianica// 500명 ++; 연예인이시네요. 태터툴즈로 오세요~~ 방문자 수는 좀 줄더라도 레퍼러 통계를 통해서 어디를 타고 왔는지 확인이 된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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